애플이 삼성전자와의 본안소송 법정에 전직 디자이너를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삼성전자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았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속개된 본안소송 심리에서 ‘아이폰’의 디자인 특허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애플은 이날 지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애플에 근무하며 그래픽과 글씨체 등을 개발한 디자이너 수전 케어를 증인으로 채택하며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케어는 “애플 측 변호사의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아이폰인 줄 알고 집어든 적이 있다”며 “나 자신이 디자인에 관해서는 꽤 섬세한 감각을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두 제품은 헷갈릴 정도로 닮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11종은 모두 둥글게 처리된 제품 모서리와 메뉴 아이콘 등에서 아이폰과 상당히 유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진행된 반대 신문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맞받아쳤다. 삼성전자 측 찰스 버호벤 변호사는 갤럭시와 아이폰의 아이콘 모양과 정렬 방식을 비교하며 “‘전화’ 아이콘의 전화기 모양은 일반적인 모양이고 ‘사진’ 아이콘의 꽃 모양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업체가 사용해오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호벤은 이어 “처음 스마트폰을 켰을 때 나타나는 화면 역시 갤럭시와 아이폰은 완전히 다르고”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공세에 케어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증인석에서 내려갔다. 현지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날 심리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증인들을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며 “애플 증인들은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애플 변호사로부터 질문만 받은 뒤 자리를 뜨는 게 나을 뻔 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애플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인들을 출석시키기 위해 현금으로 증인을 매수하고 있다는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증인으로 나선 수전 케어에게 80만달러(약 9억원)를 지불했고 함께 증인으로 나온 러셀 위너 뉴욕대 강사도 5만 달러(약 5,64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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