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ㆍ6 개각의 마지막 타자인 권도엽 국토해양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날선 비판 속에 진행됐다. 차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수행해온 두 후보자는 최근 쇄신풍에 휩싸인 여당으로부터도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야당은 정책뿐 아니라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도 집중했다. ◇권도엽, 보금자리ㆍ신공항 여당과 엇박자 예고=권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보금자리주택ㆍ분양가상한제ㆍ전월세상한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으나 이는 여당 의원들과 엇갈렸다. 장관이 되더라도 정부 여당 간 마찰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권 후보자는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이 부동산거래 실종을 초래했다는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에"보금자리주택이 집값(하락)에 기여했기 때문에 그런 부작용이 생긴다고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은 다른 주택과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이나 규모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한 "분양가상한제로 다양한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전세가에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폐지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를 유지하라"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후보자는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에 대해 "김해공항이 오는 2027년 포화가 오는 만큼 항공기술 발전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당장 재추진 의사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국토부 차관 퇴직 후 올해 4월까지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고문으로 일한 점에 대해 그는 "집안사정 때문에 경제적으로 역할을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지나고 보니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국토부 차관과 도로공사 사장 시절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기 때문에 경제적 사정 운운한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였다. ◇'이채필, 반노동자적' 여야 비판=이 고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과거의 인사청탁 의혹과 각종 노동정책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이 후보자가 '반노동자적'이라며 장관으로서 부적격자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2003년 이 후보자의 노동부 총무과장 시절 인사청탁 의혹과 각종 노동정책을 파고들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퇴근 후 집에 가니 아내가 총무과 민원실 직원이 행정봉투에 자료를 넣어 맡기고 갔다고 했다"며 "다음날 바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의원들은 충남 아산 유성기업과 부산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등 각종 노동현안에 대해서도 질의를 이어갔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유성기업에 공권력을 투입한 데 대해 "쟁의조정 신청과 찬반투표를 거친 합법파업이었다. 시설점거만 들어 불법파업이라고 할 거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시설점거는 (합법파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부산 한진중공업에도 경찰력을 투입하는 게 옳으냐"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불법이 없다면 절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노조 활동을 인정하려면 상급단체 활동에도 타임오프를 적용해야 한다"며 "참 벽창호 같다. 장관으로서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손범규 의원도 이 후보자의 태도에 대해 "의젓하지 못하다"며 호통을 쳤다. 이 후보자는 '반노동 인사'라는 평가에 "저는 '친 일자리 인사'"라며 "노사관계의 균형을 잡는 게 제 소임"이라고 말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