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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외교전선에 이상기류 흐르나

사전 언질 없이 訪中 수용에<br>정부, 中대사 불러 유감 표출<br>정치권도 "실망·우려스럽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둘러싸고 한중 간 외교전선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천안함 사태의 와중에 우리 측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김정일 방중을 수용한 중국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우선 신각수 외교통상부 1차관은 지난 3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로 불러 정부의 유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인택 통일장관도 4일 오후 장 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한이 매우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한반도 정세가 매우 어렵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천안함 사태의 와중에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수용한 데 대한 불만과 우려가 묻어나는 미묘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장 대사와 동행한 싱하이밍 공사 참사관이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장관의 발언이 길게 이어지자 한국말로 “지금 (언론이) 녹음도 하는 것이냐. 이것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의 뜻을 피력한 것도 뭔가 매끄럽지 않은 양국 관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도 중국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사태의 와중에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데 대해 실망이고 우려스럽다”고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했다. 정부의 이 같은 기류는 그동안 한중관계를 격상시키려는 최근의 흐름과는 사뭇 동떨어진 분위기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한 중국 측의 태도에 우리 정부가 크게 ‘실망’했음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중국 측이 방중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중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사전언질이나 통지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유력 외교소식통은 이날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한국 측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낮게 봤던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 방중 이후 불만과 당혹감이 뒤섞인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이번 김정일 방중 수용을 한중관계와 북ㆍ중관계의 현주소를 적확히 드러낸 사건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국과는 경제교류를 중심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심화ㆍ확대를 추진하면서도 북한과는 전통적인 ‘조ㆍ중(朝ㆍ中) 혈맹’관계를 유지하는 일종의 ‘등거리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으로서는 남과 북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 관리’하는 것이 자국의 핵심이익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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