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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논의] 청와대-자민련 '휴전'
입력1999-01-19 00:00:00
수정
1999.01.19 00:00:00
청와대 보좌진들의 잇단 연내 개헌 불가 발언으로 촉발된 청와대측과 자민련간의 내각제 개헌 공방이 당분간 휴전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내각제 개헌 시기 연장 입장을 제기했던 청와대 이강래(李康來) 정무수석과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대변인이 지난 18일 만나, 내각제 개헌을 둘러싼 공방을 서로 중지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의견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李 대변인은 19일 『사실 어제(18일) 李 수석이 먼저 만나자고 해 만났다』며 『내각제 개헌을 둘러싸고 윗분들을 모시는 입장에서 윗분들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신중히 언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자 李수석도 그런 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며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李대변인은 나아가 『침묵이 때로는 더 강할 때가 있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내각제 개헌 논의와 관련, 가능한 말을 아끼면서 우리당이 마땅히 해야할 일을 차분하게 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李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내각제 개헌을 놓고 어떠한 잡음에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조용히 제 갈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자민련은 이날 당 내각제추진위 회의에서 내각제 헌법요강의 마무리 손질을 마쳤으나 통상적인 당내 활동 및 절차로 의미를 축소하고 당초 계획과 달리 요강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자칫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질 뻔한 청와대와 자민련 간의 내각제 개헌 공방은 진정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청와대의 연 이틀째 계속된 연내 개헌불가라는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대꾸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침묵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金 총리의 이같은 철저한 침묵은 그가 청와대의 분위기를 사전에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가 아니면 이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교감이 이뤄진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청와대측이 그렇게 드러내놓고 개헌 연기를 언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金대통령과 金총리 사이에 내각제 개헌과 관련한 밀약이 깊숙히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밀약 내용을 대체로 두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하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지금은 내각제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므로 내각제 공론화 연기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내각제 공론화 연기 대신 앞으로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축에 설 수 있도록 조각권을 전적으로 넘겨주는 등 총리의 위상을 강화키로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밀약설과 달리 金총리가 연내 개헌을 계속 밀어붙일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金총리는 최근 측근들에게 조차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각제 개헌과 관련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하고있기때문이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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