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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훈수두기] IT벤처 현지화 급하다
입력2003-04-01 00:00:00
수정
2003.04.01 00:00:00
고광본 기자
최근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경쟁의 심화로 정보기술(IT) 수출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한 박자 쉬면서 중장기적으로 IT 수출품의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철저한 현지화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 국내 유명회사가 만든 전자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다. 그런데 현지인이 설명서를 보더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리저리 꿰어맞춰 내용을 설명해 주니까 그런 영어를 어떻게 이해할수 있느냐는 반응이었다.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지금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을 성 싶지는 않지만, 여전히 우리 기업들의 현지화 수준은 선진국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화란 그 나라의 문화환경에 맞게 우리의 제품을 포장하는 작업이다. 알기 쉬운 예로는 제품 매뉴얼의 번역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현지화가 단순한 텍스트 번역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 언어 번역은 물론, 문화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현지인들의 정서까지 고려하는 전반적인 과정이 포함된다.
특히 우리 IT 벤처기업의 주요 수출품인 소프트웨어는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한 제품이다. 복잡한 기능과 사용법을 현지 언어로 쉽게 설명해줘야 하고 언어가 달라 발생하는 소프트웨어의 오류까지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게임의 경우 게임에 등장하는 문화적 요소가 현지인들의 관념과 기호에 거슬리지는 않는지에 대한 연구까지 필요하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므로 제품의 현지화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언어 능력과 문화에 대한 이해, IT 지식까지 겸비한 전문가만이 현지화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오역이 나오거나 문화적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제품의 성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현지화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필수 요소다. 진정한 IT 강국을 지향한다면 현지화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급선무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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