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본토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중국 증시 조정으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자금이 순유출돼 중국본토펀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중국본토펀드에 순유입된 자금 6,877억원 중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에만 전체 유입된 자금의 절반 이상인 3,704억원이 몰렸다. 삼성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총 10개로 펀드 하나당 370억원이 몰린 셈이다. 이어 신한BNP파리바운용의 중국본토펀드에 2,316억원이 유입됐으며 동부자산운용 1,824억원, KB자산운용 1,592억원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일부 자산운용사에 대한 중국 펀드 자금 쏠림현상은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초부터 승승장구해온 중국본토펀드지만 지난달 이후 증시가 조정되면서 과거 수익률보다 자산규모가 큰 펀드나 대형운용사 펀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는 것. 실제로 이달 들어 474억원을 끌어모은 '신한BNPP중국본토RQFII자1(H)[주식](종류A1)'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0.62%로 84개 중국본토펀드 평균 수익률 -18.18%보다 못하지만 오히려 자금은 가장 많이 몰렸다. 81억원이 몰린 '삼성CHINA본토포커스자1[주식]_A'도 -18.70%를 기록해 평균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자금이 몰린 펀드의 운용 순자산은 대부분 500억원을 넘는 중대형 펀드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신한BNPP중국본토RQFII자 1(H)[주식](종류A1)'의 순자산은 2,268억원이었으며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자 1[주식-파생재간접]_A'도 1,185억원이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큰 펀드가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대형 운용사와 대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증시 급락으로 수익률이 대거 마이너스가 되자 과거 수익률에 대한 신뢰가 많이 사라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형 운용사들의 잘 갖춰진 판매망이 자금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망인 펀드슈퍼마켓에서도 대형 운용사뿐만 아니라 현대자산운용이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중소형운용사도 판매액 상위권에 있다"며 "대형사들의 판매망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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