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퇴직연금 1위 자리를 놓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쟁이 뜨겁다.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듯하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말 현재 퇴직연금(운용관리계약 기준) 점유율은 국민은행이 9.1%로 가장 높다. 이 뒤를 신한은행(8.8%), 우리은행(8.1%), 기업은행(6.3%), 하나은행(4.4%) 등이 잇고 있다.
관심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1위 싸움이다. 이들의 대결은 작년말 본격화됐다. 신한은행은 2011년 한해 동안 자산관리 수탁고 4조8,825억원, 운용관리 적립금 4조4,484억원을 기록, 두 부문 모두 은행권 1위를 달성했다.
1위 자리를 빼앗긴 국민은행은 올 들어 퇴직연금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일선 지점에는 올 상반기에만 작년 한해 유치한 퇴직연금 물량보다 많은 영업목표가 하달됐다.
국민은행의 한 지점 관계자는 "퇴직연금 영업강화는 늘 있던 일이지만 올 들어 그 강도가 좀 거세졌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1위로 다시 올라서자 국민은행은 사내방송을 통해 '퇴직연금 1위 재탈환'을 강조하며 행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하반기께 30~50대에 특화된 연금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신한은행이 어떤 카드로 반격에 나설 지로 모아진다. 신한은행은 아직까지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달리 DB(확정급여형)실적이 많은 편이어서 연말이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신한은행의 DB 적립금은 2조8,827억원으로 국민은행(2조3,611억원)보다 5,216억원이 많다. 반면 월납형태인 DC(확정기여형)의 경우 국민은행의 적립금이 1조3,397억원으로 신한은행(9,414억원)에 비해 3,983억원 많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시장의 과당경쟁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 모두 대놓고 드라이브를 걸지는 못하고 있다"며 "수면 아래서의 1위 싸움은 하반기 들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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