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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패닉] 외환銀본점 딜러룸 표정

"몇시간만에 30원 넘게 상승 황당하다"<br>1,030원대에 '달러 팔자' 주문 사라져<br>매매호가 간격 10원까지 벌어지기도<br>일부 딜러들 넋잃고 스크린만 쳐다봐

17일 오전 원ㆍ달러 환율이 30원 이상 급등하며 달러당 1,030원대까지 치솟자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의 한 딜러가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동료 딜러에게 서둘러 매매주문을 내고 있다. /김동호기자

17일 오전10시31분. 20여명의 외환딜러들이 분주히 매매주문을 내고 있는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19층. 한 외환딜러가 달러 매입 주문을 하려는 순간 컴퓨터 매매 전용 스크린에서 갑자기 ‘오퍼(offerㆍ달러 팔자 주문)’가 사라졌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어떻게 된 거냐며 컴퓨터 저편의 동료에게 물어보지만 그 또한 ‘황당하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9시 개장과 함께 997원대로 상승 출발한 후 1,020원까지 수직 급등한 데 이어 거침없이 1,030원대로 뛰어오르더니 아예 ‘달러 팔자’ 주문이 사라져버리는 이상현상이 발생했다. 지난주 말 미국 베어스턴스의 파산 등으로 외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으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를 내놓으려는 세력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달러 매수 세력이 목을 빼고 기다리는 반면 매도 세력은 사라져버리자 매매호가 간격이 10전에서 100전으로 벌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1,000전(10원)까지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김기백 외환은행 딜러는 “외환딜링 경력이 10여년에 달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불과 몇시간 만에 30원 넘게 오르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지고있다”고 전했다. 이날 거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아예 넋을 잃은 듯 매매 전용 스크린만 쳐다보는 딜러들도 눈에 띄었다. 한 딜러는 고객 업체 관계자들에게 외환매매 상담을 해주다가 컴퓨터 스크린의 오퍼 환율이 1,020원에서 1,030원으로 껑충 뛰자 당황한 나머지 전화마저 일방적으로 끊은 채 사태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환율 급등으로 달러 부족 사태가 심화하면서 원화와 달러화를 바꾸는 통화스와프 시장도 붕괴했다. 이에 따라 조선 등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물량을 받아 통화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던 은행의 기능이 마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이날 모수출업체에서 2,000만달러어치의 선물환 매도 주문을 받은 외환은행의 한 딜러는 스와프 시장 붕괴로 주문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날 달러 부족으로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폭락하며 CRS와 이자율스와프(IRS) 금리와의 격차인 스와프 베이시스가 평소 100bp에서 300bp로 확대됐다. 환율이 이상 급등하자 수출ㆍ수입업체들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거래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외환은행 외환영업부에서는 평소 100건을 넘던 업체들의 외환매매 주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전에 2~3건의 거래가 이뤄지는 기형적 현상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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