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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6일] 야간 파생상품시장의 재발견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부터 한미연합훈련까지 연일 한반도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 29일에는 대통령께서 직접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이러한 한반도 리스크에 대해 자본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최근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지속 여부'일 것이다. 최근 한 언론에서 '한반도 리스크가 언제까지 갈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외국계 증권회사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추가 도발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불안감 안정에 큰 기여 투자자들에게는 이러한 위험의 지속 여부에 대해 시장 반응을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만한 좋은 사례가 최근에 나타나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달 23일 오후3시 주식시장이 종료된 가운데 북한의 도발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3시15분에 마감되는 선물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로 장을 마감하며 익일 시장의 큰 파장을 예고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발 빠른 대응과 과거 몇 차례 있었던 학습효과로 북한의 도발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요한 초점은 이런 상황이 전일 야간선물시장에서 이미 예고됐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일 야간시장은 개장 초기 상당한 낙폭을 보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반등하며 정규시장 종가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야간시장의 시세안정이 투자자들의 불안감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익일 정규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급락사태를 방지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야간시장 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이 1,8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인 것이 장세 안정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야간선물시장이 없었다면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우리 자본시장이 안정화되기까지 상당한 기간 소요됐으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규시장 종료 후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관리 수단의 제공'이라는 야간시장의 개설취지가 여실히 나타나는 대목인 것이다. 최근 야간선물시장은 개설 이래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 들어서는 연일 5,000계약을 상회하는 거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경쟁상품인 니케이225선물이 야간시장(CME) 개설 후 1년간 거래량의 4.6배에 달하는 규모이고 정규 선물시장 개설(1996년) 초기 거래량에 육박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난 2009년 주식소유 분포로 볼 때 약 20%나 되는 주식을 보유하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야간시장 참여비중이 1.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정규시장을 통해서만 위험관리를 하고 정규시장 종료 이후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위험관리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점이 남는다. 국내 기관 낮은 참여율 아쉬워 이번 사태에서 외국인들은 야간선물시장을 통해 헤지 거래를 한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24시간 위험관리를 하지 못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현물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위험관리는 장기적이기는 하지만 상황변화에 따른 위험관리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관점은 놓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야간 위험관리 부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향후 야간시장 참여에 소극적이던 기관투자가들이 더욱 활발히 참여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 조속히 해소돼 자본시장은 물론 한국경제 전체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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