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11.8원으로 1분기 말(1,064.7원)보다 52.9원 하락했다. 원화 가치가 5.2% 올라간 셈이다.
G20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캐나다 달러화(3.6%), 러시아 루블화(3.2%), 영국 파운드화(2.7%), 브라질 헤알화(2.7%)가 뒤를 이었다.
유로화(-0.6%), 인도 루피화(-0.7%), 남아공 란드화(-1.0%), 아르헨티나 페소화(-1.6%), 인도네시아 루피아화(-4.2%)는 달러화보다 가치가 낮아졌다.
큰 폭의 경상수지가 이어지면서 기조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들어와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조치와 미국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ECB가 푼 돈이 한국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고,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이 조기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되면서 환율 변동폭은 작아졌다. 원화 환율이 1,000원에 가까워진 데 따른 경계감도 변동폭을 줄였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의 일중 평균 변동폭은 3.7원,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2.5원으로 1분기(각각 4.9원·3.8원)보다 축소됐다.
1분기 중 원·달러 환율 변동성(전일 대비변동률 기준)은 0.24%로 전분기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G20 통화 가운데 8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G20 국가의 전체 통화 변동성도 1분기 0.41%에서 2분기 0.28%로 축소됐다.
2분기 은행간 시장의 외환 거래 규모(외국환중개사 경유분 기준)는 하루 평균 185억달러로 전분기(196억달러)보다 감소했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전분기(48억달러 순매입)보다 늘어난 102억달러 순매입을 기록했다.
조선·중공업업체 수주가 줄어들고 환율 하락으로 일부 수출업체들이 선물환 매도 시점을 늦추면서 선물환 매도가 매입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게 원인이다.
비거주자가 국내 외국환은행과 매매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1분기 84억달러 순매입에서 160억8,000만달러 순매도으로 바뀌었다.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 심리가 거세져 매도세가 강해진 데 영향을 받았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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