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혁 KDI 경제정책연구부장은 19일 대전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자원이 점점 정치적으로 배분돼 경제 역동성이 저해되는 위기의 갈림길에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부장은 도로ㆍ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자원배분 왜곡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국토면적당 고속도로·철도 시설이 주요20개국(G20) 가운데 최상위권인데다 교통량은 2003년에 비해 오히려 줄었는데도 예산이 SOC 투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표'를 의식해 지역구 사업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정부는 예산안과 법안 통과를 대가로 이를 수용하는 '예산 따먹기'를 꼬집은 것이다.
임 연구부장은 과도한 SOC 투자로 경제를 살리지 못한 채 국가부채만 늘린 일본의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1991년 이미 도로·항만·공항 등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였지만 건설족의 로비로 공공투자가 집중됐고 이런 자원의 정치적 배분 탓에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한국 경제가 위기의 기로에서 벗어나려면 재정건전성을 지키고 소득불평등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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