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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자업체들의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잇달아 빛을 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넷북 등 단말기를 이용해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롱 텀 에볼루션)를 무선 전송하는데 성공했고, 삼성전자는 러시아에 와이브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LG전자는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09'에서 LTE 단말 모뎀 칩이 내장된 USB 동글 형태의 LTE 데이터카드를 노트북, 넷북, 모바일인터넷기기(MID)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장착, HD급 고화질 영화 2편을 동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PC를 통한 LTE 전송은 있었지만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전송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연에서 LG전자는 다운로드 60Mbps, 업로드 20Mbps 속도로 화면 왜곡이나 지체 없이 실시간으로 한 화면에서 동시 상영을 실현시켰다. LTE 서비스는 이동 시 최대 100Mbps 다운로드, 50Mbps 업로드의 속도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 영화 한 편(700Mb)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1분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4세대(G) 이동통신 표준 기술이다. 실제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카드 단말기를 통한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을 중심으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현재 북미, 유럽, 일본의 메이저 이통사들과 내년 LTE 상용화를 위해 다각도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세계 LTE 휴대폰 시장 규모가 2012년 7,180만대에서 2013년 1억4,970만대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4G 후보기술 중 현재 3GPP LTE 진영이 가장 유력한 만큼 LG전자는 이 분야에서 한발 앞선 시장 대응으로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다른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 장비 수출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러시아의 와이브로 서비스업체인 요타의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12년까지 와이브로 서비스 범위를 러시아 40개 도시(5,000만명)로 넓히기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며 "경쟁업체보다 1년 정도 기술력이 앞서 있는 삼성전자의 시스템을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사업자의 투자 확대 발표로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수출 길이 대폭 넓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일본에 와이브로 장비를 수출하면서 지난해에만 3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는 시속 120Km 이상 고속으로 이동 중에도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정 및 소규모 사무실에서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는 장비인 '와이브로 유비셀'을 비롯해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 폴터치스크린 스마트폰, 와이브로를 내장한 넷북ㆍ노트북 등 다양한 와이브로 단말기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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