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아이러브 유] "국내서 번지는 '안티 밀크'는 괴담일뿐… 우유는 완전식품"

"음용층 늘리기 등 소비촉진… 수출 활성화로 위기 돌파를"

<3> 오해와 진실-좌담

사회: 심희정 생활산업부 차장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주제로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이홍구(왼쪽부터)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교수, 정수용 한국유가공협회 회장,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손정렬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송은석기자

이홍구 건국대 교수

정수용 한국유가공협회장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장

손정렬 우유자조금관리위원장

▶오해 왜 생겼나

'우유 섭취가 유방암 유발' 등 주장은

외국 미완성 논문 일부 발췌·왜곡한 탓

114가지 영양소 함유한 최고의 보양식

▶남아도는 원유

출산율 감소·이상 기후·구제역 등 겹쳐

생산량 늘었지만 소비는 줄어 수급 불균형

수입 증가도 한몫… 낙농가·유제품 업계 타격

▶우유소비 활성화 해법은

권장만 해선 안돼 … 연령대별 좋은 점 알려야

국내 식습관 등 특성 고려한 신제품 만들고

정부·낙농가·유업체 공동 판촉행사도 필요

▶낙농업계 나아갈 방향은

FTA시대 이후 자급률 50%대 무너져

'우유만큼은 자급' 목표로 대대적 정책 지원

유럽처럼 쿼터제 폐지·해외공략 서둘러야


"국내에서 번지고 있는 '안티 밀크'는 근거 없는 풍문일 뿐입니다. '하루 우유 3잔을 마시면 사망률이 높아진다'거나 '우유 섭취가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외국의 미완성 논문 일부를 의도적으로 발췌해 왜곡시킨 것이죠. 각국의 식문화나 개인별 건강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니 더욱 믿을 수 없습니다. 우유 1잔에는 114가지의 영양분이 함유돼 있답니다. 아무리 우유 대체 식품이 많다고는 하지만 우유가 100% 완전한 식품에 가장 가깝다는 영양학적 진실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에요."

과연 우유를 둘러싼 오해의 근원과 진실은 무엇일까.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연재 중인 우유 소비 촉진 캠페인 '아이 러브 유(乳)' 기획으로 정부·학계·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 우유 소비 촉진을 저해하는 오해와 필수 건강식품인 우유의 영양학적 팩트, 낙농가와 유업계가 나아갈 방향과 대안이 제시됐다. 이천일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이홍구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교수, 정수용 한국유가공협회 회장과 손정렬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우유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을 일축했다. 또 우유가 현존하는 최고 영양제 중 하나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나아가 과거 귀한 음식으로 여겨지던 우유가 그릇된 인식과 오해로 해마다 소비가 줄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자칫 우유가 가정의 주요 식품 리스트에서 사라지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현재 위기 상황이 우유 자급 구조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소비가 줄고 원유 재고가 급증하는 악순환으로 낙농가와 유업계의 존립이 흔들리면 간신히 50% 정도에 머무는 우유 자급률이 한순간에 무너져 안방 시장을 수입 유제품에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위기 탈출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현재 10대에 집중된 음용층을 넓혀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것. 우유를 안심하고 믿고 마실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한편 성장기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게 마실 수 있는 유제품을 개발하는 데 정부·학계·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공감했다. 올 3월 말 유럽이 생산 할당량인 쿼터제를 폐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넘쳐나는 원유량을 두고 우유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국내 유업계의 품질을 앞세워 국산 우유를 적극 수출하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대안으로 꼽았다.

△사회=소비는 줄고 있는데 공급은 오히려 증가하는 '반(反)시장적' 상황이 거듭되면서 남아도는 원유량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홍구 교수=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데는 출산율 감소의 탓이 크다. 국내에서 출산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2001년부터다. 우유 주소비층이 성장기 10대라는 점에서 10년 뒤인 2011년부터 출산율 저하에 따른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수입산 유제품 증가도 주원인이다. 또 근거 없는 풍문을 등에 업은 '안티 밀크' 흐름이 맞물리면서 우유 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손정렬 위원장=이상 기후도 한몫했다. 겨울에는 추위로, 여름에는 더위 탓에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평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30도를 크게 웃도는 여름 무더위가 주춤하면서 연중 생산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여름에 줄었다가 겨울에 다시 증가하는 사이클이 사라지면서 원유 생산량이 증가했다. 유럽·중국 등도 마찬가지로 이상 기후 탓에 우유 생산 과잉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천일 국장=구제역 등 질병도 영향을 줬다. 2010~2011년 대규모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젖소가 대량 살처분됐고 이는 원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원유 생산량이 2005년 223톤에서 5년 뒤 207만톤으로 뚝 떨어질 정도였다. 당시는 원유가 모자란 게 문제여서 생산을 적극 장려했다. 이후 생산량은 증가했는데 소비가 따라오지 못했다.

△사회=우유에 대한 오해가 많다. 이에 따라 안티 밀크 흐름마저 생길 정도인데.

△정수용 회장='하루 평균 우유 3잔 이상을 마시면 심장병 등으로 숨질 가능성이 높다'는 스웨덴 웁살라대 카를 마이클슨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연구 자체가 미완성 논문인데다 스웨덴과 우리나라 간 식문화 차이도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웨덴 국민 1인당 연간 우유 섭취량은 270㎏ 정도로 72㎏인 우리나라보다 4배 가까이 많다. 그만큼 유단백질 섭취량이 월등하다. 또 회식 때나 고기를 즐기는 국내와 달리 스웨덴은 주식이 육류로 삼시 세끼 먹는다. 이처럼 단백질 섭취량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이는 국내에서 사실인 것처럼 확대 해석돼 퍼졌다.

△이 교수=외국 자료를 잘못 발췌해도 오해를 양성한다. 우유가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는 우유 속에 들어 있는 IGF-1(인슐린 양성장인자)이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것인데 논문에도 나와 있듯 우유에 들어 있는 IGF-1은 3~4ng(나노그램)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 혈액에도 약 100ng 이상 존재하는 물질로 우유를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하루 30ng 정도로 이는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사회=안티 밀크,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이 교수=그동안 '우유는 무조건 좋다'며 완전식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우유는 섭취 상황이나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우유 3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이 높다'거나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등의 잘못된 인식은 한국인 식생활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손 위원장=현재 낙농협회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외부 용역을 통해 우리나라 연령층별 섭취 권고량을 올해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지금까지 없었던 유용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사회=실제 우유 섭취에 대한 긍정적 측면은 무엇이고 국내 원유 품질 수준은 어떠한가.

△손 위원장=우유가 함유한 영양소는 무려 114가지에 달한다. 보통 성인들이 자주 섭취하는 영양제의 영양소가 40~50가지라는 점에서 우유는 최고의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유는 체세포 수가 적을수록 좋은 등급을 받는다. 국내의 경우 체세포 기준은 20만 이하다. 하지만 낙농 대국으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기준이 40만이고 그외 국가들은 30만 정도다. 그만큼 우리나라 우유는 좋은 등급의 고품질 제품이다.

△정 회장=매스 미디어에서는 픽픽 쓰러지거나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해외 젖소 장면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낙농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국내에는 그런 목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원유 ℓ당 가격은 1,088원 정도로 940원의 해외 수준을 다소 웃돈다. 그 차이는 품질을 높이는 데 들어간 인센티브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우유는 근본적으로 소가 송아지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송아지는 스스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 또 탯줄을 통해 면역물질을 갖고 태어난 인간의 아기와 달리 송아지는 무방비 상태로 태어난다. 송아지가 처음으로 영양분과 면역물질까지 공급 받는 게 어미 젖인 우유다. 그만큼 우유는 영양·면역 측면에서 완벽한 식품이다.

△사회=최고의 영양제라 할 수 있는 우유의 소비 활성화를 꾀할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인가.

△정 회장=우선 우유의 장점을 알리는 방법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유업계 종사자들은 '우유=완전식품'이라고만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유 섭취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물론 오해를 풀어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유를 마셨을 때 좋은 점도 여성이나 임산부·노년층 등 계층별로 세분화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음용 계층을 크게 넓혀나가야 우유 소비 활성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 국장=소비 촉진도 필수다. 하지만 현재는 정부가 우유를 마시라고 권장한다고 소비가 느는 시대는 아니다.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게 정부와 낙농 업계가 50대50으로 지원하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다. 이곳에서 우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업계 마케팅은 물론 우유 효능에 대한 학술 논문도 지원한다. 우유 마시는 사람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년층도 소화를 잘 시키는 우유 등 맞춤형 제품 연구개발(R&D)도 필요하다. 국내 식습관이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제품으로 다가설 때 우유 소비가 한층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제품 개발은 물론 수출 활성화도 필수다. 우유는 신선도가 중요해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중국이 적격이다. 지난 4월 정부와 낙농가·유업체가 공동 마케팅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판촉행사를 해보니 16㎡(5평)의 작은 매장에서 15일 동안 5,000만원어치나 팔렸다. 중국에서는 멜라민 파동 등으로 국내 유제품이 안전성 면에서 프리미엄급으로 통한다. 가격도 2~3배 비싸다. 중국이 현재는 뒤처졌지만 앞으로 5년 내 우리나라 유제품 품질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업계는 현지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보통 소비자들이 큰 문제가 없는 한 우유 브랜드를 잘 바꾸지 않는 이유에서다. 수출 물꼬가 트이면 매출 확대는 물론 잉여 원유 급증 때 수급 조절도 가능해진다.

△사회=낙농가가 사면초가라는 지적이 많다. 소비가 줄면서 남아도는 원유가 증가한 탓이다. 앞으로 낙농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손 위원장=가장 큰 문제는 국내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서 국내 우유 자급률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은 쿼터제를 폐지하고 해외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낙농업계는 악화일로다. 범(凡)낙농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낙농가도 정부와 유업계가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어 적극 협조할 생각이다. 정부도 낙농업 육성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일본은 낙농 선진국으로 정부 기관 축산국 인원의 80%가 낙농업 분야에 매진한다. 하지만 국내는 다양한 부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선진국처럼 우유만큼은 자급 구조를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낙농업을 키울 수 있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이 국장=앞으로 낙농 산업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본토가 쑥대밭으로 변하면서 우유를 비롯한 농산물 자급이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쿼터 등 보호정책으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오히려 우유가 강처럼 흘러넘치고 고기가 산을 이룬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풍족해지면서 최근 유럽은 쿼터제를 폐지했다. 이제 자급에는 문제가 없으니 수출에 나서자는 의미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자립이 목표라면 국내 생산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가격 지지 정책이 필요하지만 지향점이 수출이라면 우리 역시 쿼터제가 필요 없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식생활 변화는 물론 국내 수급 상황까지 면밀하게 분석해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산재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사회=안티 밀크,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이 교수=그동안 '우유는 무조건 좋다'며 완전식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우유는 섭취 상황이나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우유 3잔 이상 마시면 사망 위험이 높다'거나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 등의 잘못된 인식은 한국인 식생활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손 위원장=현재 낙농협회와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공동으로 외부 용역을 통해 우리나라 연령층별 섭취 권고량을 올해 말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지금까지 없었던 유용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사회=실제 우유 섭취에 대한 긍정적 측면은 무엇이고 국내 원유 품질 수준은 어떠한가.

△손 위원장=우유가 함유한 영양소는 무려 114가지에 달한다. 보통 성인들이 자주 섭취하는 영양제의 영양소가 40~50가지라는 점에서 우유는 최고의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우유는 체세포 수가 적을수록 좋은 등급을 받는다. 국내의 경우 체세포 기준은 20만 이하다. 하지만 낙농 대국으로 꼽히는 뉴질랜드는 기준이 40만이고 그외 국가들은 30만 정도다. 그만큼 우리나라 우유는 좋은 등급의 고품질 제품이다.

△정 회장=매스 미디어에서는 픽픽 쓰러지거나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해외 젖소 장면이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 낙농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국내에는 그런 목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원유 ℓ당 가격은 1,088원 정도로 940원의 해외 수준을 다소 웃돈다. 그 차이는 품질을 높이는 데 들어간 인센티브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우유는 근본적으로 소가 송아지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송아지는 스스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 또 탯줄을 통해 면역물질을 갖고 태어난 인간의 아기와 달리 송아지는 무방비 상태로 태어난다. 송아지가 처음으로 영양분과 면역물질까지 공급 받는 게 어미 젖인 우유다. 그만큼 우유는 영양·면역 측면에서 완벽한 식품이다.

△사회=최고의 영양제라 할 수 있는 우유의 소비 활성화를 꾀할 근본적인 해법은 무엇인가.

△정 회장=우선 우유의 장점을 알리는 방법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유업계 종사자들은 '우유=완전식품'이라고만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유 섭취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물론 오해를 풀어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유를 마셨을 때 좋은 점도 여성이나 임산부·노년층 등 계층별로 세분화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음용 계층을 크게 넓혀나가야 우유 소비 활성화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이 국장=소비 촉진도 필수다. 하지만 현재는 정부가 우유를 마시라고 권장한다고 소비가 느는 시대는 아니다.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게 정부와 낙농 업계가 50대50으로 지원하는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다. 이곳에서 우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업계 마케팅은 물론 우유 효능에 대한 학술 논문도 지원한다. 우유 마시는 사람을 늘리기 위해서는 노년층도 소화를 잘 시키는 우유 등 맞춤형 제품 연구개발(R&D)도 필요하다. 국내 식습관이나 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제품으로 다가설 때 우유 소비가 한층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제품 개발은 물론 수출 활성화도 필수다. 우유는 신선도가 중요해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중국이 적격이다. 지난 4월 정부와 낙농가·유업체가 공동 마케팅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판촉행사를 해보니 16㎡(5평)의 작은 매장에서 15일 동안 5,000만원어치나 팔렸다. 중국에서는 멜라민 파동 등으로 국내 유제품이 안전성 면에서 프리미엄급으로 통한다. 가격도 2~3배 비싸다. 중국이 현재는 뒤처졌지만 앞으로 5년 내 우리나라 유제품 품질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업계는 현지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작업이 시급하다. 수출 물꼬가 트이면 매출 확대는 물론 잉여 원유 급증 때 수급 조절도 가능해진다.

△사회=낙농가가 사면초가라는 지적이 많다. 소비가 줄면서 남아도는 원유가 증가한 탓이다. 앞으로 낙농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손 위원장=가장 큰 문제는 국내 자급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서 국내 우유 자급률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은 쿼터제를 폐지하고 해외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낙농업계는 악화일로다. 범(凡)낙농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낙농가도 정부와 유업계가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어 적극 협조할 생각이다. 정부도 낙농업 육성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일본은 낙농 선진국으로 정부 기관 축산국 인원의 80%가 낙농업 분야에 매진한다. 하지만 국내는 다양한 부분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선진국처럼 우유만큼은 자급 구조를 완성한다는 목표 아래 낙농업을 키울 수 있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이 국장=앞으로 낙농 산업 전체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본토가 쑥대밭으로 변하면서 우유를 비롯한 농산물 자급이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쿼터 등 보호정책으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오히려 우유가 강처럼 흘러넘치고 고기가 산을 이룬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풍족해지면서 최근 유럽은 쿼터제를 폐지했다. 이제 자급에는 문제가 없으니 수출에 나서자는 의미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자립이 목표라면 국내 생산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가격 지지 정책이 필요하지만 지향점이 수출이라면 우리 역시 쿼터제가 필요 없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식생활 변화는 물론 국내 수급 상황까지 면밀하게 분석해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산재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