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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문 변호사] ⑤신영재 화우 변호사

<1편 - M&A 분야><br>똑소리 나는 일처리 정평 '슈퍼 워킹맘'<br>'자료 정독·시간 지키기' 철칙… 10년만에 M&A 여왕으로<br>"기획력·창의성 요구되는 M&A분야는 종합예술 같은 매력"



법무법인 화우의 신영재(41ㆍ사진) 변호사는 전형적인 ‘워킹맘’ 이다. 두 아이 엄마인데다 변호사로, 그것도 바쁘기로 소문난 기업 인수합병(M&A) 변호사로, 1인 다역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더구나 ‘여자변호사’(여변)이면서도, 어렵다는 M&A 분야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걸 보면 ‘수퍼 워킹맘’에 가까울 정도다. ◇“자료 3번 정독하고, 타이밍은 칼처럼”= 신 변호사는 “전문변호사 인터뷰요? 부담스러운데….”라며 얼굴을 붉혔다. 변호사로서 정말 잘 하고 싶은 게 그의 욕심이지만, 정작 M&A 전문변호사로 인터뷰한다고 하니 쑥쓰러웠던 모양이다. 여성차별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여변’으로서 ‘남변’(남자변호사)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변’ 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할 일도 많다. ‘남변’은 고객과 술도 마시고 골프도 치면서(절대 나쁜 의미로 말하는 것이 아님),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여변’들은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능력 여부를 떠나, ‘여변’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동료나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데는 ‘남변’보다 불리한 점도 있다. 그래서 신 변호사는 ‘여변’으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 두 가지를 정했다. “모든 자료는 3번 이상 정독하고, 시간은 ‘칼’같이 지킨다.” 이 두 원칙은 신 변호사가 지금까지 한번도 어긴 적이 없는,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다. 클라이언트가 당장 ‘내일까지 결과를 달라’고 주문하면, 무조건 데드라인을 지킨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절박한 사안일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게 신 변호사의 지론이다. 소송이나 자문 등 자신에게 맡겨진 관련자료는 무조건 세 번 이상 읽는 것도 신 변호사의 철칙이다. 한번 읽기도 힘든 자료를 세 번 이상 읽는 것은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M&A 분야에는 정말 뛰어난 변호사들이 많다. 함께 모여 회의할 때 실수해 클라이언트는 물론 동료 변호사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자료를 한 번만 읽어서는 부족하다”며 ‘자료 3번 정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두 원칙 때문에, 신 변호사는 ‘여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클라이언트나 M&A팀내 동료 변호사들에게 무한 신뢰를 얻고 있다. ‘신뢰’ 이미지는 신 변호사의 최대 강점이자 원동력인 셈이다. ◇10여년만에 ‘M&A의 여왕’으로= 신 변호사는 원래 주니어 변호사 시절 실사작업(Due-diligence)을 주로 처리했다. 신 변호사는 연수원을 졸업하고 지난 97년 법무법인 화우에 합류했다. 당시는 외환위기가 터지고, 대마불사의 신화가 깨지는 등 대규모 M&A를 예고하던 때다. 당시 윤호일 대표변호사가 해외에서 쌓은 인맥 덕분으로, 화우로 M&A 자문문의가 빗발쳤다. 신 변호사는 갓 입사한 주니어 변호사지만, 실사작업에 여러 차례 참여하게 됐다. 실사작업은 M&A를 위한 중요한 기초에 해당하지만, 소위 ‘메인작업’은 아니다. 그러나 신 변호사는 개의치 않고 맡은 실사작업을 워낙 꼼꼼하게 끝내 ‘실사의 여왕’으로 불리며 주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4년차 접어들 무렵인 2000년 초, 함께 일하던 상사인 M&A 담당 파트너 변호사가 갑자기 다른 로펌으로 이직했다. 그러자 주위에서는 신 변호사가 공백을 메울 적임자라며, 수 차례 제안이 들어왔다. 신 변호사는 며칠 고민끝에 제안을 수락했고, 이것이 인연이 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본격적인 M&A 업무를 맡아 처리하다 보니 실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몰려 왔다. 그러나 그는 “온실에서 벗어나 현장과 맞닥뜨리자”는 오기로, 매일 새벽 4~5시가 넘어야 집으로 퇴근하고, 1~2시간만 눈을 붙인 후 다시 출근하기를 반복했다. 그는 어느덧 ‘실사의 여왕’에서 ‘M&A의 여왕’이 돼 가고 있었다. 그러나 신 변호사는 “난 아직 무르익지도 않았다. 더 커야 한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굵직한 M&A 잇단 성공= 신 변호사는 지난 97년 벨기에 에너지회사인 트랙떼벨에스에이(Tractebel SA)를 통해 크로스보더(Cross border, 국내ㆍ해외기업간) M&A를 처음 경험한 것을 시작으로,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현대자동차 지분인수, 퀄컴의 KTF 지분 인수, 이랜드의 뉴코아 및 까르푸 인수, LS전선의 M&A 등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고차 방정식처럼 복잡했던 ‘이랜드의 한국까르푸 인수’딜은 신 변호사가 M&A에 눈을 뜨게 해 줬다. 인수자들과 까르푸간의 주식매매계약 이외에도 9개 인수기업들간의 컨소시엄계약, 인수금융계약, 국제조세문제, 기업결합승인 문제, 환리스크 헷징 등 복잡한 법적 이슈들로 얽혀 있었지만, 신 변호사의 주도아래 초스피드로 진행됐다. 신 변호사는 “당시 여러 매수 희망자들간 이해관계 문제 등 복잡한 이슈들이 많았지만, 화우와 이랜드가 하나의 팀을 이뤄 신속하게 여러 법적 이슈들을 해결해 나간 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센세이지의 ㈜만도 인수 건을 자문할 때는 비록 인수기업을 대리했지만, 건실한 기업이 IMF 때문에 해외로 매각되는 것에 대해 만도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많이 아쉬워하기도 했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딜을 진행한 신 변호사는 일하다가 병원으로 실려가 출산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그는 출산 후 컴백해 다시 딜을 진행해 마무리하는 억척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그는 “출산 끝나면 해결됐을 거라 생각했는데, 산후조리하고 복귀를 했더니 그때까지 일이 안 끝났더라”며 “애도 낳고, 당시 함께 일한 ‘여변’ 3명과도 우정도 쌓았던 딜이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사내커플 남편과 노하우 공유”= 신 변호사 남편은 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신영수 변호사다. 같은 화우 소속으로, 둘은 사내 커플이다. 연수원 시절 만나 사랑을 꽃피우다, 화우에서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전공이 M&A라 두 부부가 함께 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도 있다. 부부가 손발을 맞추면 일의 능률이 더 오를 것 같은데, 이들 부부들에게는 예외인 것 같다. 같이 일을 하면서 사소한 일로 싸우는 일이 많아지자, 요즘은 절대 함께 일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법적이슈나 노하우는 누구보다 서로 긴밀하게 공유해, 사내 소문난 잉꼬부부로 통한다. 신 변호사는 M&A 매력에 대해 “기획력과 창의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항상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겉으론 회사가 회사를 흡수하는 냉혈한 세계 같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협업을 하면서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따뜻함을 느낀다고 한다. “생동감과 따뜻함이 살아있는 M&A분야는 종합예술과 같다. 법적지식 위에 기획능력과 협상능력을 쌓고, 다른 전문가 및 실무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딜의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작업이 M&A다.” 화우 M&A팀의 강점은 뭘까. 신 변호사는 서스럼없이 “팀워크”라고 답했다. 그는 “1년차 변호사들도 자기 의견을 서슴없이 말하고, 서로들 일을 맡으려고 한다”며 “팀원들 간의 인화력은 국내 로펌 중 최고”라고 자랑했다. ◇추리 소설가, 신영재를 꿈꾼다= 그는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다. 술을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푼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권은 뚝딱 읽어 해치우는 마니아급이다. 그래서 그는 존 그리샴, 아가사 크리스티 같은 세계적인 추리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다. 국내 최고 M&A전문 변호사로, 두 아이의 자상한 어머니로, 그리고 세계적인 추리소설가로. ‘수퍼 워킹맘’ 신 변호사의 행보는 끝이 없어 보인다. 약력 ▦ 1967년 전북 부안 출생 ▦ 1985년 서울 한양여고 졸업 ▦ 1989년 연세대 법대 졸업 ▦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 합격 ▦ 1997년 사법연수원 수료(제26기) ▦ 1997년 변호사 개업 ▦ 2004년 워싱턴대 로스쿨 수료 ▦ 2008년 現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동아건설 인수' 亞변호사지 선정 '올해의 딜'에
■ 화우 M&A팀은…
화우 M&A팀은 최승순, 이숭희, 류병채, 한상구, 신영수, 신영재 변호사 등 37명의 전문 변호사들로 구성돼 있다. 화우는 지난 2003년 2월 화백과 우방이 합병을 하고, 2006년 3월 김ㆍ신ㆍ유가 합세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으며 합병 이전 각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던 부분들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M&A팀 역시 국제거래와 M&A 등을 중심으로 한 기업업무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던 우방의 전문성을 더욱 특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윤호일 대표변호사가 미국 로펌인 '베이커앤메켄지(Baker & Mckenzie)'에서 10년간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며 해외에서 쌓았던 명성이 높았던 관계로 외국 기업들은 화우에 외국인투자나 M&A 업무를 많이 의뢰해 왔다. 화우 M&A팀은 그동안 태광산업의 쌍용화재해상보험 인수(2006년), S&T중공업의 대우정밀 주식 및 경영권 인수(2006년), 이랜드월드 등의 한국까르푸 주식회사의 구주 인수(2006년), 프라임산업의 동아건설산업 인수(2007년) 등을 성공적으로 대리했다. 특히 프라임산업의 동아건설산업 인수는 당시 진행 중이던 동아건설에 대한 파산절차를 회생절차로 전환한 후 제3자 배정방식으로 M&A한 것으로 국내 첫 파산회사 M&A 사례로 꼽히며, 이 딜은 지난 3월 '아시안 변호사(Asian Counsel)'지가 선정한 '올해의 딜'로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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