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사용액↑… 2003년 카드사태 수준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액이 '카드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3년 수준으로 늘어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517조4,000억원으로 2009년보다 9.9%(46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태가 일어난 2002년의 680조8,000억원보다는 작지만 이듬해인 2003년의 517조3,000억원과 엇비슷한 규모이다. 전체 이용실적에서 신용판매는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10.6% 증가했고 카드대출은 카드사들의 카드론 영업 확대로 7.2% 늘었다. 시중에 발급된 신용카드는 지난해 말 현재 휴면카드를 제외하고도 8,514만장으로 집계돼 1년 만에 11.5%(877만장) 증가했다. 신상품이 잇달아 출시된데다 하이패스카드와 정부의 복지카드가 늘어나 신용카드 발급 수의 증가를 이끈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연체율은 전업카드사의 경우 1.68%로 0.55%포인트 떨어졌고 카드업 겸영은행은 1.42%로 0.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6개 전업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삼성카드의 계열사주식 처분과 신한카드 법인세 환급, 현대카드의 대우인터내셔널 주식 매각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46.1% 늘어난 2조7,24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삼성(1조1,562억원), 신한(1조1,070억원), 현대(3,529억원), 롯데(1,406억원), BC(264억원) 순으로 많았으며 하나SK는 5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 이들 전업카드사의 영업경쟁이 심해지면서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28.5%를 기록하며 2009년 말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올해 KB카드 분사 등으로 경쟁이 격해지고 가계부채 문제가 나빠질 수 있다"면서 "카드대출 부실을 미리 차단하는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