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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문 시너지 극대화 … 경영권 승계 촉진 작용도

■ 현대엠코-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추진

자산 3조5,000억·매출 5조로 업계 8위기업으로 도약할 듯 시공 - 설계 특화 경쟁력 향상

정의선 합병사 2대 주주 올라 순환출자 고리 유리한 입장에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13일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 핵심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사업 내용이 충실하고 사업 분야가 달라 합병시 만만치 않은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현대엠코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체제 가속화를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경우 합병사의 정 부회장 지분 가치가 극대화되고 이는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향후 합병사가 현대건설과 재차 합병할 경우 정 부회장의 건설 계열사 지분 가치는 더욱 커지게 된다.

△주력분야 달라 시너지 효과 클듯=건설업계에서는 현대엠코아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주력 사업이 전혀 달라 상호 간섭의 부작용이 없는 만큼 경쟁력 및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사업 구조라는 분석이다.

우선 양사가 합병했을 경우 볼륨은 매출액 기준 업계 8위 수준으로 뛰어 오른다. 2012년 기준 두 회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이며 매출액은 5조1,455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역시 4,214억원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게다가 현대차그룹 내 물량이 기반이었던 덕분에 안정적으로 성장한 현대엠코는 최근들어 주택 토목 등 외부 사업에 주력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해외에서 플랜트 설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온 현대엔지니어링은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10년치 수주잔고가 쌓여있을 만큼 건실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사의 주력 사업 역시 전혀 다른 영역이다. 현대엠코는 시공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 부문에 특화돼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현대엠코는 빌딩, 도로, 항만 등 토목·건축부문(주택 포함)이 전체 매출액의 84%에 달한다. 인력구조도 경영지원을 제외한 전체 인력(1,157명)의 83% 정도가 토목·건축부문에 집중돼 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인력(2,664명)의 74% 가량이 화공, 전력 등 플랜트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부분 매출액도 전체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 시장도 다르다. 현대엠코는 총 매출중 81.3%(2012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국내 비중이 높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설계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이 주력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국내 시공 중심인 현대엠코의 결합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종합건설사가 등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실제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국내외에서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의선 체제 가속화 작용도=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합병 결정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때문에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정의선을 위한 합병"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엠코의 지분 구성을 보면 최대주주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25.6%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현대글로비스(24.96%)이고 현대차(19.99%), 기아차(19.99%), 정몽구 회장(10%) 등이 뒤를 잇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최대주주(72.55%)이고 산업은행(7.4%)과 우리사주조합(5.2%) 등이 뒤를 잇는다.

양사의 합병 비율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미지수지만 두 회사의 자본금(엠코 5,946억원·엔지니어링 7,069억원)을 감안하면 정의선 부회장은 합병사 지분 10% 이상을 차지하는 2대 주주가 된다. 합병사가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고속성장하고 기업공개를 하게 된다면 정 부회장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되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에서 의미있는 지분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얻게 되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사가 향후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시도하게 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요 주주는 현대차(20.93%), 기아차(5.23%), 현대모비스(8.72%) 등이다.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사가 현대건설과 합병하게 될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건설의 주요 주주가 될 수 있고 그 경우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 고리에서 주식 교환(스왑) 등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 위한 '재무적 기술'을 전개하기에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야가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를 인정해 주기로 한 이상 정 부회장은 어떻게든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중 한 회사의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면서 "건설 분야 계열사 지분 가치를 극대화한 뒤 현대글로비스 등 자신이 주요 주주인 회사 지분을 더해 순환출자 고리 핵심사 지배권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이번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은 정 부회장의 건설분야 계열사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현대차그룹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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