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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는 돈먹는 하마?

10곳 중 7곳이 손해… 일부는 상장폐지로 투자금 모두 날리기도 <br>”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 도입” 목소리 커져


근로자의 경영참여와 복지 향상을 위해 도입된 우리사주제도가 최근 증시 부진으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원금이 일정부분 보장되는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 120곳 중 절반이 훨씬 넘는 71곳의 주가가 유상증자때의 가격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6곳은 손실을 보고 있는 세이다.

실제로 엠텍비젼은 지난해 7월 주주배정후 실권주 공모방식으로 우리사주조합에 36만여주를 1,650원에 배정했지만 현재 주가는 775원에 그쳐 50%넘게 손해를 봤다. 태양광 기업 넥솔론의 우리사주조합도 지난해 10월 4,000원에 427만주를 받아갔지만 현재 주가는 1,550원으로 원금의 60%를 까먹었다.

최근 1년사이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기업들의 우리사주조합도 증시부진으로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테크윙의 우리사주조합은 공모가 2만3,000원에 우리사주를 취득했지만 현재 주가는 5,590원으로 떨어져 70%넘게 손해를 봤고 같은 해 12월에 증시에 입성한 티브이로직도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률이 64%에 달했다.

우리사주를 매입해 오히려 쪽박을 찬 케이스도 있다. 제일저축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08년 3월 6,680원에 우리사주를 취득했지만 지난해 10월 제일저축은행이 상장폐지되면서 투자금액 전액을 날려버렸다. 웅진에너지 우리사주조합도 지난 2010년 9,500원에 우리사주를 취득했지만 모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로 현재 주가가 1,800원대로 추락하면서 패닉에 빠진 상태다.

1년 전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입에 따른 유상증자로 우리사주를 대거 사들였던 증권사 직원들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달 16일 KDB대우증권을 시작으로 우리사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기는 하지만 1년전 보다 현재 주가가 신통치 않아 자칫하면 손해를 보고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지난해 우리사주 4,000주를 취득했는데 주가가 안오르고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소액채권 금리 담합 파문까지 불거지면서 추가 하락하지 않을까 애가 탄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우리사주조합제도가 직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원금이 일정부분 보장되는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ㆍ연금실장은 “우리사주조합제도가 분명 순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에 근로자가 점점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선진국의 모델을 참조해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실장이 제시한 방법은 우리사주조합과 증권사가 손실보전계약을 맺는 것이다. 우리사주는 주가가 하락해도 원금을 전액 혹은 일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증권사의 상품에 가입하고 대신 증권사는 우리사주조합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송 실장은 “도이치방크처럼 주가가 상승할 경우 주가 상승 이득의 일부를 증권사와 우리사주가 배분하는 모델도 참고할 만하다”며 “우리사주는 보유주식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대차거래를 통해 수수료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근로복지법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은 우리사주조합기금을 자사주 취득과 차입금과 이자상환에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송 실장은 “현재 고용노동부 후원아래 원금보장 우리사주 도입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도 관심이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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