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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경기 살아날 기미 없다"
입력1998-09-24 10:02:15
수정
2002.10.22 07:42:29
09/24(목) 10:02
추석을 열흘 남짓 앞두고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장이나 백화점을 찾는 서민들은 얇아진 월급봉투 때문에 쉽게 추석선물세트에 손이 가지 않고 꼭 필요한 물건만 빠듯하게 사고 있다.
기업들도 매년 직원에게 돌리던 추석선물을 거의 없애고 대외용 선물만 소량으로 주문하는 바람에 추석대목을 노리던 각 백화점이 일제히 판매목표를 낮춰잡았다.
다만 수해로 폭등했던 농축산물 가격이 이달 중순을 넘기면서 떨어지기 시작, 전반적인 추석 물가가 안정세를 보임으로써 그나마 서민들이 위안 받고 있다.
◇백화점.재래시장 백화점업계는 올 추석 매출이 지난해 보다 10∼20%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추석전 열흘 동안 61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 추석경기가 도무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지난해 보다 13% 정도 줄인 580억원을 매출목표로 잡았다.
신세계는 지난해 추석행사(9월6∼15일 10일간)때 백화점 부문에서 49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4% 정도 감소한 476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할인점들은 저가공세 바람을 계속 이어나가면 매출을 어느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마트는 올 추석에 지난해 4백48억원에서 21% 늘어난 493억원의 매출목표를 잡고 상품권도 지난해보다 32% 상승한 2백88억원 어치를 잡고있으나 지금 추세라면목표달성이 힘들 전망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찾아오는 손님은 일단 늘고 있으나 객단가(고객 1명당 구매액)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도 예년 같으면 추석을 열흘 남짓 앞둔 이맘때 지방에서 올라온 전세버스들이 상가주변에 줄을 섰으나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남대문시장의 경우 추석 3주일전부터 지방상인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지난해의경우 하루 평균 80여대의 전세버스가 상경했으나 올해는 40∼50대에 불과하다.
◇기업체 단체선물.복고형 선물 유통업체 뿐만아니라 일반 기업체에서도 한가위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작은 선물이나마 모든 직원에게 나눠주던 추석선물도 올해는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앤 기업들이 많아 각 백화점 특수판매팀에 접수된 기업체 단체선물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평균 30∼40%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주부터 하루 1억∼1억5천만원 가량씩 단체선물 주문이 들어와 지난해의 하루 2억여원에 비해 4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LG백화점도 단체선물 주문량이 30%가량 줄어 올 추석 단체선물 매출 목표를 지난해 60억원에서 43억∼45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단체선물을 주문하는 기업들도 직원용 선물은 거의 없고 대외용 선물만을 주로주문하고 있다고 백화점 관계자가 전했다.
또 한동안 사라졌던 종합과자선물세트, 빨간 내복, 귤세트, 장류 세트 등 1만∼2만원대의 70년대 선물들이 다시 등장했다.
80년대 중반부터 난방시설이 좋아지고 속옷의 패션화 경향이 일면서 보기 힘들어졌던 빨간 내복을 E마트가 이번 추석을 맞아 자사상표인 애로우 브랜드를 붙여 새로운 디자인으로 내놓았다.
E마트 관계자는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첫 선물로 드리던 추억의 '빨간 내복'이 재등장한 것은 IMF 추석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추석 물가 농림부 등에 따르면 채소와 육류, 과일류의 가격이 추석을 앞두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배추(5t트럭)의 경우 지난 3일 최고 760만원까지 올랐으나 차츰 가격이 떨어져 지난 19일에는 최저 4백만원에 거래되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금치(4kg)는 이달 19일 최고 1만7천원까지 올랐으나 지난 21일 1만4천원으로 3천원이 떨어졌고 상추(4kg)도 이달초까지 1만원선에 팔리다가 21일에는 7천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무 값만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14일 상품기준 5t 트럭당 최저 150만원이었던 무 값은 이달들어 폭등세로 반전, 지난 3일 4백50만원선으로 뛴 후 지난 21일에는 최고 7백만원으로 4배 이상으로 올랐다.
육류의 경우도 대부분 안정세를 보여 쇠고기(1kg)는 지난달 25일 4천8백원에서 이달초 5천8백원으로 뛴 뒤 계속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5천7백원으로 지난해 추석때의 6천5백원대보다도 낮다.
돼지고기(1kg)도 지난달 25일 2천5백원이후 거의 변동이 없으며 닭고기(1kg)는지난달 25일 2천8백50원을 고비로 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2천4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밤(40kg)도 이달초 12만5천원까지 올랐다가 차츰 하락하기 시작해 21일에는 최저 4만8천원에서 최고 8만원선까지 떨어졌다.
남대문시장 기획실 관계자는 "올 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보다 오히려 떨어진 품목이 있을 정도며 전반적인 제수용품 가격이 작년 추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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