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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긴장감 있더라도 경제는 실용주의로 가자"

訪中 尹재정, 베이징서 '열하일기'를 논한 까닭은?


"여러분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아십니까?" 23일 정오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오전에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마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핑(張平)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이 오찬을 위해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식사 시작 전 오찬사를 발표하기 위해 테이블 앞 단상에 선 윤 장관은 양복 안주머니에서 원고를 꺼내더니 대뜸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화제를 돌렸다. "230년 전 청나라 황제 건륭제 칠순잔치 때 조선의 사신이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황제께서는 열하로 피서를 떠난 겁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신들은 서둘러 피서산장이 있는 열하로 향했습니다. 이때 사신단 중 낮은 관리였던 연암은 기행문 열하일기를 써 중국의 선진문명을 조선에 소개했습니다." 윤 장관은 열하일기 얘기를 꺼내며 조선시대부터 양국 간에 맺어진 경제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열하일기로 중국의 선진문물이 소개됨에 따라 조선은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정책을 실시하게 됐다"며 "이러한 실용주의 사상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후진타오 주석의 '사회주의 현대화'로도 연결되며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실용주의 경제사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실용정책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한중 양국의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윤 장관이 이날 새삼스럽게 열하일기를 거론하며 양국의 실용주의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중 간의 외교ㆍ안보관계는 최근 들어 천안함 사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한미 외교ㆍ국방장관(2+2) 회의 등으로 꼬여가고 있다.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한국과 중국ㆍ미국ㆍ북한에다 일본까지 얽히면서 꼬일 대로 꼬인 외교ㆍ안보 분야와 별도로 경제관계에서만큼은 한중이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협력관계를 굳건히 이어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경제실용주의를 주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세계경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의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고 그 한가운데 중국의 역할이 있다"며 "아시아인이 최근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되며 지속적인 발전을 해야 하고 그 중심에 한국과 중국이 있어야 한다"고 협력과 공조 확대를 강조했다. 경제 분야에서의 한중 협력확대를 통해 새로운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양국이 앞장서 이끌자는 뜻이다. 한편 이날 막을 내린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현지LCD패널공장 설립, SK에너지의 후베이성 에틸렌 공정 설립에 대해 정부 차원의 긴밀한 협조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양국 간 거시경제정책 공유와 함께 에너지ㆍ환경보호, 지역균형발전 등 미래 정책과제에 대해 기관 간 협의 채널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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