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ㆍLPGA, 내년 대회 개최 일정 놓고 갈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의 내년 일정과 관련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협회와 하나은행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KLPGA는 “매년 10월 둘째주에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컵 챔피언십을 개최해 왔는데 LPGA가 10월 넷째주에 열리던 하나은행 챔피언십 일정을 둘째주로 변경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LPGA 관계자를 만나 이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LPGA는 하나금융그룹이 대회 스케줄을 조정한다면 그 결정을 따르겠다고 한발 물러섰는데 하나금융그룹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LPGA는 현재 대회 일정이 조율되지 않으면 2개 대회가 같은 날짜에 열려 타이틀 스폰서나 선수 모두 손해를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컵 챔피언십의 일정과 관련해선 지난 11년간 이어져 온 전통을 간직한 대회로 외국 대회 때문에 일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회 일정은 LPGA측에서 먼저 정하고 우리에게 제안한 것이다. LPGA는 10~11월 펼쳐지는 아시아 투어가 한국,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순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입장”이라며 “KLPGA가 LPGA와 일정 조정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LPGA 투어는 내년 10월에 대만에서 대회가 신설되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서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선수들의 입장이 난처해지게 됐다. KLPGA는 현재 “같은 주에 2개 대회가 열린다면 KLPGA 소속 선수들이 LPGA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만약 같은 기간 열리는 LPGA투어에 나간다면 출장정지 등 중징계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LPGA투어 선수뿐 아니라 국내 상금랭킹 상위 12명이 출전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가늠해 보는 시험 무대 역할을 해왔다. 초대 대회에선 홍진주가 우승해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없이 정회원 자격을 획득,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