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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10월15일 연중 최고치인 5.51%를 기록한 후 지난주 한 때 5.32%까지 하락했다. 주말에는 5.37%까지 소폭 반등하며 마감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3월 이후 오랜 금리 상승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신용위기와 주택경기 악화로 미국경제의 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불안감에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주간 주춤하긴 했지만 위험자산선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라는 똑 같은 이슈로 3월, 8월에 이어 올들어 벌써 3번째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으나,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입되며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투자의 낮은 기대수익률로 인해 채권수요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고채 10년물이 5.51%, 은행채 1년물이 5.65%에 불과한 상황에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6.10%를 넘어섬에 따라 전통적인 채권시장의 자금마저 은행권으로 이탈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자금들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상대적 위험자산으로 빠져나감에 따라 채권을 살 여력이 없다. 결국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되는 은행채 순발행과 은행의 고금리 특판 예금은 이와 같은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은행권에서의 자금이탈을 반영하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불안해 질 때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를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인하 등의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시장에 개입할 것이며 늘어난 유동성은 다시 주식시장을 지지해 줄 것이다. 향후 언젠가 시장의 기대가 이제는 금리인하로도 경기침체를 막기 어렵다고 바뀌는 상황이 온다면 바로 그 때가 채권투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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