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대한 추억의 한켠에 초코파이가 떠오르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초코파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과 위상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러시아에서 외국 제과업체의 제품 진열 매뉴얼에는 다음과 같은 수칙이 있다고 한다. ‘반드시 오리온 초코파이 옆에 진열하라.’ 이는 초코파이의 성공을 한마디로 대변해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 현지 청소년, 대학생들이 보내온 편지가 서울 용산 본사에 매달 가득하다. 초코파이를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하소연부터 러시아 마케팅전략 제안서, 건의사항까지 보내는 등 해외사업 담당자들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의 국민 스포츠인 유소년 아이스하키 리그 후원업체에 오리온이 선정됐다. 다른 글로벌 식품기업이 거액의 베팅금을 제안했으나 주최측은 오리온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만큼 한국의 오리온이 러시아인들에게도 친숙하고 신뢰감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에서도 역시 초코파이는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결혼식 답례품으로 초코파이 한 상자씩을 나눠주고 있는 것. 2003년 KBS ‘신화창조의 비밀’ 촬영시 이 장면이 화면에 잡혔을 정도로 경조사 때 선물로 자주 등장한다. 베트남에서 오리온 초코파이는 프리미엄 제품을 넘어 제사상에 올라간다. 집집마다 모시는 사당에 가장 좋은 음식, 정성스런 음식을 올리는 베트남인들에게 오리온 초코파이는 파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인기는 몽고에서도 입증돼 몽고행 비행기에서 초코파이를 기내식으로 제공할 정도. 이 같은 성공 때문에 전세계 곳곳에서는 오늘도 수십종의 초코파이 유사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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