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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새금융] 14. 광주은행

이번 해프닝은 광주은행이 갖는 한계를 잘 보여준다. 규모도 작고 영업성적도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파도에도 출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모든 지방은행이 수십억~수백억원의 흑자를 보였지만 광주은행은 92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8.45%로 가까스로 8%를 넘겼을 뿐이다. 그나마 8%비율을 넘긴 것도 지난해말 상위 후순위채 발행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기존 후순위채가 발행액의 50%를 자본으로 인정받는 것과 달리 100%가 인정되는 특수한 채권으로 BIS비율을 그만큼 더 높일 수 있다. 모든 지방은행이 2년동안 IMF라는 긴 터널을 지나 지난해 비로소 흑자로 돌아섰는데 유독 광주은행만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뭘까. 광주은행은 이에 대해 대우사태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광주은행의 대우 여신은 1,200억원으로 제일 많다. 그나마 98년의 2,000억원을 줄이고 줄인 결과다. 광주은행은 과거 대우를 비롯한 대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줬다. 합리적인 신용평가 대신 대마불사 신화만을 믿고 당장의 이익에 기뻐했다. 구조조정도 하고 증자도 단행하는등 노력은 많이 했지만 대우사태 한방으로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광주은행은 올해부터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라는 짐을 완전히 털어낸 상황에서 기본적인 영업환경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의 장점은 높은 지역밀착도에 있다. 지난 98년 1,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했을 때 금융감독원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가가 1,500원인 상황에서 5,000원짜리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주민들이 「우리 은행」으로 생각한 덕분으로 이는 광주지역 시장점유율이 44%라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2개 광역자치단체의 금고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은행도 광주은행이 유일하다. 지방은행들의 최우선 목표가 지역밀착경영인 것을 감안하면 광주은행은 이미 이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무수익여신도 지방은행 중에서 제일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99년 이후 취급한 신규 여신의 부실률도 1.5%대로 선진은행 수준이다. 광주은행은 올해부터 소매금융을 활성화하고 전자금융을 확대해 지역기반을 더욱 다짐과 동시에 지역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에 1조원의 대출을 증대시키기로 했다. 고객의 대출서류는 은행이 완전 대행하고 수수료와 서류발급 비용을 면제하는등 대출서비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했으며 여신전결권을 아래로 넘기로 여신심사위원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광주은행은 또 기존 인터넷뱅킹망 외에 독자 서비스망을 설치해 역외 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광주은행은 올해부터 지점이 목표이익을 내면 초과이익은 지점 직원에게 주기로 하는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3년 적자로 떨어질대로 떨어진 직원의 사기를 높이자는 뜻에서다. 올해가 광주은행은 도약의 마지막 기회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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