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해외 주요 거래선들을 접촉해 본 결과 지난 해 하반기와 올 초 우리기업으로부터 10% 이상의 가격인상을 요청 받은 바이어가 많았다. 지난 해 연말 원달러 환율이 연초대비 8.0%, 연중 고점인 5월 24일 대비 10% 이상 절상된 점을 감안할 때 환율변동이 가격 인상 요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시장침체 영향으로 바이어들은 과거보다 가격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동차, 정보기술(IT) 제품 등은 아직까지 영향이 덜하지만 소비재, 부품, 섬유 등은 가격이 5~10% 이상 인상될 경우 중국 등으로 구매처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바이어가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마저 약세다 보니 우리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기업에 따르면 한국산 기계는 일본산에 비해 최대 20% 가량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엔저로 일본 기업들이 할인에 나서고 있어 최근 그 격차가 10%까지 줄어들었다.
문제는 원高가 2013년 이후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런 환율 리스크에 중소기업이 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KOTRA가 19개국 21개 무역관을 통해 해당국의 연초, 연말 환율전망 등을 비교해 본 결과 원화강세는 2013년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연말 원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2.6%, 2월 중순보다는 4.6%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KOTRA가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15일까지 국내 중소기업 9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기업의 10%만이 환율변동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관계자는 “환율변동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 해외 현장에서 포착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단기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환 변동 보험가입 등으로 환 헤지 노력을 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 향상, 수출시장 다변화 등 수출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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