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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금수요 다시 꿈틀] 본격투자 앞서 실탄확보 움직임

최근 들어 대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자금조달 확대 설비투자 확대 생산증가 경기활성화`로 이어지는 자금흐름의 선순환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수요를 금리상승과 연말 자금수요에 대비한 `반짝 현상`으로 보고 본격적인 투자확대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실제 자금조달 내역을 보면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우선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대출 모두 설비투자 목적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또 설비투자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을 갚는데 급급한 차원을 넘어 금리를 낮추면서 만기구조를 장기로 가져가는 등 `리스케줄링(rescheduling)`형 자금조달 사례도 두드러지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만 보면 11월까지 기업의 설비투자는 미동도 않고 있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자금흐름을 보면 투자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전조(前兆)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우량기업, 장기 자금조달 확산= KT는 11월 25일 2,000억원의 만기 7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해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3년 만기 회사채를 갚기로 했다. KT는 이에 앞서 3,000억원의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장기 자금조달에 주력중이다. 현대차도 11월 10일 2,000억원의 5년 만기 회사채를 AA-등급의 기준 금리인 5.48%보다 낮은 5.13%로 발행했고 INI스틸 역시 지난달 초 5.35%의 금리로 2,000억원(3년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시기를 앞당기고 있고, 보험사와 연기금 등의 장기채권 수요도 많아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10월 중 회사채가 11개월만에 2,423억원의 순발행으로 돌아선 데 이어 11월에는 순발행액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 설비투자 저울질하며 대출 상환 미뤄=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설투자 목적의 회사채 발행도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회사채 발행금액의 10.8%에 해당하는 2,447억원이 시설자금 용도로 발행됐다. 회사채 발행금액에서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7월에는 0.6%, 8월에는 아예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 9월 6.9%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올들어 계속 감소했던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1월부터 증가세로 반전하자 기업들이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점차 `실탄`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은행 대출금을 갚아 나가기에 급급했던 대기업들이 이 달 들어 5,000억원 이상 대출금을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들의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금을 계속 줄여 왔던 국내 최우량 기업들도 11월부터는 대출금 상환을 보류한 채 관망하고 있다”며 “최근 비자금 수사 등으로 어수선하긴 하지만 경기가 차츰 회복조짐을 보이자 투자 시기를 저울질 하며 자금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낙관은 일러 =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경제도 내년도에 5%대 성장을 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보고서(조사대상기업 2,828개)를 통해 내년 국내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11.1% 늘어난 5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의 대출증가세는 기업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이라는 시기적 요인과 금리반등이라는 특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으로 대선자금 수사 등 경제외적 악재에 가로막혀 오히려 더욱 보수적으로 돌아선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내년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계획을 세울 만큼 여건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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