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의료 선진화 대토론회

의학회, 의료 선진화 대토론회

“국내의 모든 대학병원들이 형식상 부도선고는 받지 않았으나 내용적으로는 부도난 것과 같은 상태로 지금 의료계는 총체적인 혼란 즉 의란을 맞고 있다”는 주장이 의료계 내부에서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주장은 국내 의료와 의학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집중논의하기 위해 대한의학회(회장 지제근)가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의료환경 선진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성낙(李成洛) 아주의대교수는 `한국의료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맞고 있는 의료대란은 환란이 어느날 갑자기 온 것이 아닌 것처럼 지난 십 여년간 수많은 중소병원이 도산하고 동네병원이 자취를 감추는 현상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년 넘게 의약분업 시행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는 단순한 의ㆍ약사 단체간의 문제이기 보다는 국민의 건강을 첫머리에 두고 의-정간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의료계는 우선 내부자체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의 과정을 거쳐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의료의 3대 문제점으로 ▦전문직에 대한 윤리의식 결여 ▦의료계의 비사회화 ▦병원운영의 취약성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먼저 윤리의식 문제와 관련해 그는 의약분업이라는 큰 변혁을 추진하면서도 제도 자체가 갖는 윤리성과 관련 정책당국 및 전문인 집단이나 개인들의 윤리문제를 소홀히 다뤄 이런 사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분업실행과정에서도 의사와 약사간에 서로 투철한 직업관에 바탕을 둔 윤리관이 전제된다면 아마도 많은 심리적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의료계가 사회에서 격리 고립되어 온 점을 들었다. 이 교수는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사회나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국민과 더불어 사는 꼭 필요한 일원으로 국내 의료계를 보각 시키지 못해왔었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대형종합병원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지적했다. 지난 3개월 여 가까운 대학병원의 파행에서 비롯된 엄청난 재정적 손실은 병원운영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전제, 이번 기회에 전공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와 개방형 병원 및 사보험제도 도입 등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김태현기자 [e-mail]입력시간 2000/10/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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