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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기계주 웃고… 자동차·조선주 울고…

■ 일본도 양적완화… 업종별 희비<br>수입 많은 두산인프라 등 급등<br>수출 기업 현대차 3인방 하락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일본이 자산매입기금 확충을 통한 양적완화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업종별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2포인트(0.15%) 오른 2,007.88포인트로 마감했다. 장 초반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개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990선까지 떨어졌지만 장중 일본 중앙은행(BOJ)이 양적완화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수 심리가 살아나 2,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 1,811억원치를 사들이며 9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BOJ의 양적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업종별로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회의를 열고 자산매입 기금을 종전 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10조엔 증액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 국채 등을 사들이면 금융시장에 엔화가 풀려 엔화 약세가 촉발된다. 실제로 도쿄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장중 79.19엔까지 오르며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약세로 방향을 틀면서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주와 기계주들은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4.07%(800원) 오른 2만4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국정밀기계(5.56%), 현대위아(1.63%)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엔화 부채가 많은 곳도 수혜를 입었다. 포스코(0.53%)와 롯데쇼핑(0.16%), 대한항공(2.59%)이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탔다.



반면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수출경쟁을 펼치고 있는 자동차주와 조선주들은 하락했다. 현대차가 2.21% 하락한 2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기아차(3.04%), 현대모비스(1.24%) 등 현대차 3인방이 모두 하락했다. 현대중공업(0.75%), 대우조선해양(0.93%) 등 조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약세는 일본 수입 비중이 높거나 엔화 부채가 많은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조선주 등 수출 기업에는 악재가 된다"며 "특히 엔화가 약세를 띠면 엔고로 신음해 왔던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로 당분간 엔화 가치가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혜주와 피해주로 구분해 대응할 것을 조언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이 80엔대로 상승한다면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과 전자부품, 그리고 주로 일본 직수입을 하는 정밀 기계주들의 재무상태가 한결 좋아져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반면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자동차, IT, 조선주에는 환율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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