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사진)'의 첫 수출 지역으로 중동을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오만·이스라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중동 국가들은 고급차 수요가 높아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지역으로 신형 쏘나타는 오는 8월부터 이 지역으로 수출된다. 현지에서 먼저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와 함께 중·대형차 시장을 공략하는 쌍끌이 전략으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동에서 역대 최대치인 60만대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6일 "중동을 신형 '쏘나타'의 첫 수출지로 확정했다"며 "제네시스에 이어 쏘나타도 유럽이나 다른 시장이 아닌 중동에 가장 먼저 수출하기로 한 것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현지 산업수요와 고급차에 대한 높은 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형 '쏘나타'는 최근 미국에서도 출시됐지만 이는 모두 현지 생산물량이다. 신형 제네시스 역시 4월 말 미국에서 출시된 직후인 지난달부터 중동 현지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판매된 전체 자동차 대수만 207만여대에 달하며 부호들이 많은 지역 특성상 고급차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그랜저'의 현지 판매량은 지난 2011년 8,007대에서 지난해 1만2,322대로, 구형 '제네시스'는 같은 기간 2,654대에서 4,080대로 두 차종 모두 54% 정도 늘었다. 2011년 183대에 불과했던 '에쿠스'의 판매량 역시 지난해는 523대까지 뛰어올랐으며 기아차 'K7'과 'K9'도 지난해 각각 2,635대, 999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대형차를 구매하는 소비자 가운데 소득 상위 계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곧 현대차가 현지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프리미엄 대형차들이 중동 시장에서 값진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가운데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인 쏘나타까지 가세할 경우 현지 판매 신기록 수립을 넘어 올 한 해 60만대 판매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에서 52만5,676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이 19만9,816대로 20만대에 육박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쏘나타로 중동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판매량 확대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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