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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19일] 대·중기 상생을 고려한다지만···

“솔직히 말하면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미 휴대폰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국내 산업 발전 및 대ㆍ중소기업 상생(相生)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얼마 전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에 휴대폰 조립품을 납품하는 협력 업체들이 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납품을 중단하자 삼성의 한 관계자가 하소연을 하면서 꺼낸 말이다. 구미 지역 9개 협력업체의 납품중단 사태는 일부 타결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3개 협력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구미경실련, 구미가톨릭 근로자문화센터, 구미YMCA 등의 시민단체들이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삼성전자가 생산원가절감을 위해 협력업체에 부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약30%가량 단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익성이 나빠진 협력업체들은 생존 위기에 직면해 납품중단이라는 강수를 두게 됐다. 우리나라의 생산비용이 베트남ㆍ인도 등 신흥시장보다 많게는 10배까지 더 드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저가폰 물량을 늘리면서 전방위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시행했다. 이는 비단 우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휴대폰 1위업체인 노키아도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독일 공장을 폐쇄하고 루마니아로 이전할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 일부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노키아는 3세대 WCDMA 제품의 경우 국내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지역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모든 것을 시장논리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번처럼 협력 업체들이 반발했을 때 계약을 중단해버리면 ‘을’의 위치에 있는 협력업체는 앞으로 무슨 일이건 조용히 따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생산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겠지만 협력업체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경고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 외치던 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잠시라도 떠올렸다면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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