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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퓨전형 펀드’ 뜬다

고객들이 자산 운용방법과 투자대상을 직접 지정하는 `특정신탁`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펀드매니저와 개별 계약을 통해 자산을 은행이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불특정신탁`의 성격이 가미된 `퓨전형 펀드` 가 뜨고 있다. 통합자산운용업법 시행으로 하반기부터 불특정금전신탁 취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각 은행들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일반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러한 펀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30개 회사를 선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고객들이 맡긴 돈을 펀드매니저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투자하는 `신한 가치주 특정금전신탁`을 24일부터 판매한다. 이 상품은 30여개의 상장 기업을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특정금전신탁`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펀드매니저가 고객들의 자산을 독자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에서 `불특정금전신탁`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맡긴 돈을 고객이 지정한 운용자산에 투자하며 펀드별로 개별 관리되는 반면 불특정금전신탁은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돈을 하나의 펀드로 모아 은행이 임의대로 운용하는 점이 다르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 상품을 이용하면 통합자산운용업법 시행 이후에도 펀드매니저와의 개별계약을 통해 은행의 종합적인 신탁운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24일부터 3억원 이상 투자고객을 대상으로 `VIP투자관리신탁` 상품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특정금전신탁`으로 등록돼 있지만 고객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나와있는 주식과 채권, 선물ㆍ옵션에 대한 투자한도만 설정하고 나머지는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자산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고객이 자신의 자산을 주식에 50%, 채권에 40%, 선물ㆍ옵션에 10%를 투자할 것을 정하면 이후 자산의 운용은 펀드매니저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투자를 할 수 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불특정금전신탁을 취급할 수 없게 되돼 은행권에서 이 같은 퓨전형 특정금전신탁 상품들을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PB) 시장에서 이 같은 상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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