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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한민국 증권대상] 저성장·저금리 파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넘는다

3%대 수익률에 뭉칫돈 쏠림 등 금융투자 패러다임 급변따라<br>업계, 과거 고수익 전략서 탈피… 리스크 분산 상품 개발 러시<br>퇴직연금시장 등 급팽창 영향 영업전략도 자산관리에 초점<br>조직개편·전문가 육성 박차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제 침체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 때 6%를 넘나들던 경제성장률은 이제 2%대까지 떨어지며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한 때 10%에 육박했던 시중 금리도 2%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저성장ㆍ저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정위기가 심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그 동안 각국의 경기부양에 의존했던 글로벌 경제도 상당 기간 정체 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의미다.

실물 경기의 부진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5월 2,2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현재 1,800선까지 주저앉았고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이에 따라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는 금융상품은 쳐다 보지도 않았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3%대의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라면 수 억 원씩 뭉칫돈을 싸들고 찾아 다니기 상황이 됐다.

실제로 지난 9월 실시됐던 국고채 30년물에는 기관 투자자와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면서 조기 마감됐고 절세효과가 있는 물가연동채에 대한 개인입찰은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청약 첫날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금융투자업계도 과거 고위험 고수익 전략에서 벗어나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식과 채권 외에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자산배분펀드와 같이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함으로써 리스크 분산을 하는 상품이다. 실제로 ELS의 경우 지난 2010년 1ㆍ4분기 4조원 초반에 그쳤던 분기별 발행액은 올 1ㆍ4분기에는 2배에 달하는 8조2,000억원에 달했고 3ㆍ4분기에는 9조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노후 관리를 위한 연금과 월지급식 상품 개발도 속속 이뤄지면서 시중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2008년 6조6,000억원에 그쳤지만 4년이 채 안된 올해 6월말에는 9배 가까이 급증한 54조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특히 증권업계의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말 8조9,749억원에서 9조9,481억원으로 10.8%나 늘어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0%에서 18.4%로 높아졌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증권산업의 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 중 전략적 선택에 따라 비중 조절을 해 왔다면 이제는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하되 IB와 브로커리지를 병행하는 것으로 영업전략이 바뀌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만큼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형 증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과거에는 영업전략을 세울 때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했지만 이제는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브로커리지가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증권사의 조직개편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2월 강대석 사장 취임 이후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그룹'을 신설하면서 채권ㆍ통화ㆍ상품을 운용하던 FICC부를 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에퀴티(Equity) 본부를 둬 자산관리와 트레이딩 역량을 강화했다. KDB대우증권 역시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웰스매니지먼트(WM) 사업부를 사업부문을 승격하는 등 기존 2개 부문-5개사업부에서 5개 사업부믄올 확대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종합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상품전략본부를 신설해 고객자산운용과 웰스케어, 상품 개발 등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최근 옛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한화증권을 합쳐 새로 출범한 한화투자증권은 회사의 목적으로 '최고의 종합자산관리사'를 표방하며 프라이빗뱅킹(PB) 영업 육성과 기테일 전략 강화를 추진했고 동양증권은 최근 자산관리 전문가를 새로 육성한 뒤 각 지점에 배치하기도 했다. 최근의 저성장ㆍ저금리 추세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미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으로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며 "주식과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잘 조합해 투자자에게 대안으로 제시하면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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