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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30일] 국민은행, 내부 공감 얻어라

"성과향상추진본부 신규 설립음모를 전면 백지화하라!" 29일 오전 9시, 명동 KB금융지주 출범 2주년 기념식장. 20여명의 국민은행 노조원은 은행이 추진 중인 성과향상추진본부 설립을 없던 일로 하라며 농성을 벌였다. 현재 국민은행은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 직원들을 성과향상추진본부에 배치해 직무수행 교육과 연수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연말까지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가운데 일정 인원을 재배치한다는 게 은행 측 생각이다. 은행 경영진 측에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같은 사안을 놓고 은행 안팎에선 '희망 퇴직과 분사 예정인 카드사로의 직원이동과 함께 강제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추진본부에 가는 것 자체가 '무능력자'라는 낙인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본부에 배치된 뒤 근무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면직처리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행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부동산 PF와 조선 분야의 대출 부실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지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해온 직원들에겐 '일한 대가가 구조조정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문제는 국민은행이 생산성 향상 작업을 피하고도 생존능력을 높여갈 수 있느냐는 것. 현재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경쟁 은행 대비 최하위 수준이고 2ㆍ4분기에도 3,35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마디로 '조직의 생존'과 '조직원의 생존'이 맞부딪치는 힘겨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영 효율화 작업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추진본부에 배치된 행원들에게 적절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퇴출창구가 아닌 능력계발의 기회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이날 "노조와 수시로 만나 대화로 잘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사람을 아끼면서 경영효율도 높일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찾기 바란다. 직원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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