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주식시장에서 '미운 오리'였던 화학주들이 내년에는 화려한 비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보다 내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2개월간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조정된 종목을 집계한 결과 롯데케미칼ㆍ한화케미칼ㆍLG화학 등 주요 화학주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한화케미칼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추정치 1,209억원)보다 183% 늘어난 3,424억원으로 전망된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최근 2개월 동안 4.70%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내년 영업이익(추정치 8,204억원)이 올해 추정치보다 6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두 달간 증권사들의 추정치는 20.88%나 높아졌다. LG화학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2조3,235억원)도 올해(1조8,962억원)보다 22.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주들이 이처럼 내년에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내놓은 성적표와는 딴판이다. 올해 주요 화학주들은 업황 부진 속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체 상장사의 추정 순이익 감소액 중 에너지ㆍ화학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2%로 전 업종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에는 화학주들이 날아 오를 것이라는 증권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수급개선이 올해 화병을 돋우었던 '화(禍)학'이 내년에는 웃음 꽃을 피우는 '화(花)학'으로 탈바꿈 할 거란 이야기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석유화학 주요 제품인 에틸렌의 누적 신규증설은 720만톤에 불과해 매년 310만톤 규모를 유지했던 정상적인 수요증가분에 비해 매우 적었다"며 "공급축소에 따른 수급 개선으로 내년에는 화학 관련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원재료 가격하락, 전방산업 회복, 재고 확대 필요성 등도 화학업종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선진국 경기회복과 함께 화학업종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 스프레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중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다"며 "주요 화학업체 5개사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이 올해 2조8,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66% 증가할 것으로 보여 비중확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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