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서비스업 지표가 나란히 호조를 보이면서 양국의 내수경기가 올 하반기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경기가 불안정한 중국에서는 서비스업 경기가 내수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하는 '리코노믹스(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SBC가 5일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과 같은 51.3을 기록해 경기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3일 발표한 비제조업 PMI가 54.1로 오른 것과 궤를 같이 한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을 뜻한다.
제조업의 경우 정부 발표 PMI가 50선을 넘기며 큰 폭으로 오른 반면 HSBC PMI는 47.7에 머무르며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서비스업 지표 호조가 "리 총리의 경제정책이 성장둔화를 저지하면서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오리엔트파이낸셜마켓의 스티브 왕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PMI가 선행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 둔화가 더 가팔라지는 일 없이 안정될 것"이라며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가운데 성장을 견인할 것은 서비스 분야"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비제조업 경기 확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가 전월 대비 1.1포인트 오른 53.1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시장이 완만하나마 성장하는 덕에 소비지출이 늘면서 수출경기 둔화를 감당해내고 하반기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수출 주도에서 내수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이미 내수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실상은 경제통계에서 가계소비가 심하게 저평가돼 있을 뿐 내수가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강 인민은행 부총재가 4월 미국 민간 경제학자들과의 모임에서 "중국 정부의 통계가 가계소비를 심각하게 축소시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비율은 35.7%로 70%인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미 펜실베이니아대는 2010년 현재 중국의 가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8%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WSJ는 "수치상으로만 내수가 저평가됐다는 주장은 정책수립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명될 경우 중국은 필요한 개혁을 미루면서 더 심한 경기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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