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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 아름다운 이유] 지질학적 요인
입력1998-11-18 00:00:00
수정
1998.11.18 00:00:00
현대금강호로 떠난 관광객들은 4박5일동안 금강산의 절경을 만끽하고 돌아오게 된다. 금강산이 아름다운 이유를 세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현대금강호선상=허두영 기자】 민족의 선산(仙山) 금강산은 흙과 불과 비와 바람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명작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가 주장한 4원소(흙·불·물·공기)의 환상적인 조화라고나 할까.
금강산은 먼저 불이 흙 속에 뚫고 들어가는(관입·貫入) 형태로 만들어졌다. 시생대에 한반도에 널리 형성된 흙(편마암) 속을 중생대에 불(마그마)이 뚫고 들어간 것이다. 이 마그마가 땅 속에서 식어 굳어진 것이 화강암이다.
흙과 불이 금강산의 기본 형태를 빚었다면, 물(비·눈)과 공기(바람)는 금강산을 조각했다.
약 1,000만년 전(신생대 3기 중신세)에 시작된 동해안의 지괴 융기 운동은 금강산 일대를 높이 들어 올렸다. 이를 동고서저(東高西低)의 경동지괴(傾動地塊)라고 한다. 금강산 일대가 물과 공기의 작업대 위로 올라온 것이다. 이 때부터 물과 공기의 조각 작업이 시작됐다.
물과 공기는 침식·풍화·삭박 작업을 통해 시생대의 약한 흙(편마암)을 긁어냈다. 그 결과 땅 속에서 굳어진 불(화강암)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 화강암이 현재 금강산의 몸뚱아리다.
설악산을 비롯하여 「남한의 금강산」으로 꼽히는 전남 영암의 월주산도 금강산과 같은 시기에 비슷한 방법으로 형성됐다.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굳어질 때 부피가 줄어들고 속에 들어 있는 공기가 빠져 나가면서 화강암 속에 틈이 만들어진다. 이 틈을 절리(節理·JOINT)라고 한다.
물과 공기는 목공이 나무의 결을 살리듯, 화강암의 절리를 살려냈다. 화강암은 강하지만, 절리는 침식·풍화·삭박의 물리적인 변화에 약하다.
이에 따라 금강산 일대의 화강암 덩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물과 공기의 조각 작업으로 인해 절리를 따라 갈라지고 무너지면서 천태만상의 봉우리·돌기둥·기암괴석·폭포·벼랑을 만들어냈다.
절리는 여러가지 방향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방향에 따라 수직 절리·수평 절리·경사 절리로 나눠지며, 형태에 따라 주상(柱狀) 절리·판상(板狀) 절리·환상(環狀) 절리 등으로 구분된다.
금강산 동쪽 외금강의 옥녀봉에서 월출봉·일출봉·차일봉 등 톱날처럼 이어지는 봉우리들은 60~90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또 구룡폭포·조양폭포·연주폭포·이단폭포 같은 수직 폭포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봉우리와 폭포는 수직 절리를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해금강 근처에는 신생대 3기의 현무암이 깔려 있다. 현무암은 화강암과 달리 용암이 지표에서 굳어진 암석이지만, 역시 많은 절리가 발달하고 있다. 여기는 사각·오각·육각·팔각 기둥 모양의 주상 절리가 특징이다. 총석정은 이들 주상 절리가 빚어내는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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