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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유가급등에 세금인상까지 차 산업 뿌리째 흔들린다
입력1997-12-12 00:00:00
수정
1997.12.12 00:00:00
민병호 기자
◎환율폭등으로 유가인상 판매감소 직결/교통세인상등 세수확대땐 ‘치명타’ 우려유가인상이 자동차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통세인상·환율급등으로 유가가 더 오를 경우 정유업계는 물론 자동차산업의 위축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업계는 IMF체제에서 교통세·특소세 등 세금인상을 통한 세수확대책은 관련산업을 뿌리째 흔들면서 세금도 줄어드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자동차산업은 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인식돼왔으나 불황이 심화되고 환율급등으로 인한 유가급등, IMF체제에 따른 소비절약이 본격화되면서 「유가상승=판매부진」의 양상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시장 불안,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유가인상이 자동차판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가인상으로 차가 안팔린다=올들어 유가와 승용차내수는 상반된 궤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휘발유값이 ℓ당 8백3원으로 올들어 최저가를 유지할 때 승용차 판매는 12만대를 넘어서고 전년대비 증가율도 32.7%로 올들어 최고조를 기록했다. 이후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승용차 판매는 계속 감소, 경기불황에서는 유가가 자동차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환율급등의 파장이 본격화되면서 유가가 15.7% 인상된 11월에 더욱 두드러졌다. 승용차판매는 8만7천대로 전달에 비해 8.4%가 감소했고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마이너스 25%를 기록했다.
◇IMF체제로 자동차·휘발유 판매가 안된다=IMF체제가 본격화된 11월말 부터는 휘발유 판매가 크게 감소, 최근 교통난완화의 배경을 설명해주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하루평균 휘발유 소비량은 22만2천배럴로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가격이 치솟은 11월에는 20만4천배럴로 8.1% 감소했고 지난달말 유가가 9백23원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한 뒤 이달들어서는 판매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달들어 하루평균 휘발유판매는 16만9천배럴로 전달평균에 비해 17.2%, 10월에 비해서는 23.9%나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운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자동차업계는 유가와 승용차판매의 관계에서 이달중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유가상승 ▲소비위축 ▲재고누적에 따른 밀어내기의 한계 ▲무이자할부판매 효과약화 등에 따라 지난달 수준에도 못미치는 8만여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있다.
◇세금까지 인상되면 치명타를 입는다=업계는 내년 1월 유가가 인상되면 정유 및 자동차산업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는 IMF체제에 따른 세수확대를 내세워 휘발유 교통세를 5.3% 인상할 방침인데 이 경우 유가는 ℓ당 22원 오르게 된다. 또 환율도 급등, 내년 유가는 1천1백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휘발유와 자동차판매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는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정유업계는 경기침체에다 환율급등, 소비절약이 겹치면서 세금인상은 곧바로 판매부진으로 이어져 도리어 세수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판매추세를 볼때 교통세가 인상될 경우 세금확대분보다 판매위축세가 더 심해져 세금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도 『유가가 1천원을 넘어서면 가뜩이나 부진한 판매에 심리적 위축세까지 겹쳐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업계는 최근 판매부진으로 재고누적―과당경쟁―재무구조악화―가동중단―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유가 및 자동차 관련세금(특소세) 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박원배·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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