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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한파 시련 속에도 길은 있다/불황을 이긴다

◎문어발경영 배제 오직 「한우물 파기」 외길로/필요없는 조직 줄이기 등 경영 합리화의 추구/소비자욕구 찾아 고부가 아이디어 상품 개발불황의 한파가 아무리 거세다 해도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은 있다.』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20∼50%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는 업체와 제품들이 있다. 내수부진에다 수출마져 막혀 대기업들까지도 연쇄부도의 구렁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습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이들 기업들은 「불황기에는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 우물 파기 ▲조직슬림화와 경영합리화를 통한 안정성장 ▲창의를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 상품과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 ▲강력한 구조조정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쉽 등이 한데 어울어져 있다는 점. 특히 이들 업체들은 이같은 노력을 남들보다 한발 앞서 추진, 불황과 IMF의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한우물 파기=문어발식 경영으로 연쇄부도를 맞는 기업들과는 달리 한 우물 파기를 고집한 기업이 불황에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뭐라해도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를 구축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남산업과 오뚜기식품이 그 주인공. 아남산업은 지난 29년동안 반도체 사업에만 전념, 세계 반도체조립시장의 40%를 점유하며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아남의 성장비결은 다른 분야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반도체 조립분야에만 매진해 왔다는 것에 기인한다. 오뚜기식품도 지난 69년 카레를 시작으로 식품사업에 참여한 이후, 28년동안 오직 식품생산에만 매진해 올들어 11월까지 5천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 회사측은 「식품」 한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과감한 조직슬림화를 병행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94년 85억원, 95년 60억원, 96년 62억원 등 최근 3년간 연속흑자를 기록했다. ◇조직축소와 경영합리화=불황극복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조건. 특히 최근 IMF한파에도 끄덕없는 기업들의 유사점은 호황일 때부터 필요없는 조직을 축소하고 아웃소싱 전략을 과감히 구사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또 「마른수건도 다시 짠다」는 조직적인 구두쇠작전과 경영합리화를 통한 비용감축 등 절약경영을 추구한 것도 또다른 공통점이다. ◇아이디어 상품 개발=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톡톡튀는」아이디어를 상품개발에 응용하는 것도 불황의 파고를 넘는 사례로 꼽힌다. 태평양화학 주름살 제거제, SK(주)의 곰팡이 제거제 「팡이제로」, 르카프의 여성스포츠웨어 「마린」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 제품은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달해 단순제품만으론 더이상 시장을 확대하지 못한다는 자구차원에서 개발됐으나 이것이 어려울때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첨단기술이 적용된 것도 아니다. 단지 숨겨진 소비자들의 욕구를 찾아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한 것이 전부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끊임없는 신제품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화로 해외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것도 불황을 극복하는 비결의 하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와 고부가 화섬직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는 생산기술이 반도체와 비슷한 점에 착안, 이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 반도체는 초창기 일본에 뒤져 기회를 놓쳤지만 TFT­LCD는 선점 투자로 일본을 앞지른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격차를 벌이며 최근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동국무역 등 화섬직물업체들도 신합섬을 채택한 고가원단을 개발, 경쟁자들보다 앞서 선진국시장을 공략하며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고부가제품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강력한 구조조정 및 최고경영자의 리더쉽=최고경영자의 과감한 전략 아래 사업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것도 불황을 타지 않는 비결. IBM, 이스트맨 코닥, 필립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한계사업 정리, 계열사간 내부거래 지양 등을 통해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서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최근 우리기업들에게도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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