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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참을수 없는 대책의 가벼움

[동십자각] 참을수 없는 대책의 가벼움 우현석 지난 6일 본지 1면에 ‘정부가 공기업ㆍ금융사 등의 주5일 근무제에 맞춰 대규모 내수확대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내수확대 프로그램의 내용은 주말 대규모 인구이동을 겨냥한 교통망 인프라 강화, 수도권 대규모 위락시설 건설, 지역특화ㆍ발전특구 본격화 작업 등이다. 기사는 ‘정부가 구체적 방안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위락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가 중심이 돼 계획을 짜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기사는 ‘경기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정부의 고백이나 다름없다. 그 이유가 “비(非)경제 부처가 내수진작을 주도한다는 편견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결단코 “아니올시다”다. 지금 상황은 경기가 살아나기만 한다면 문화부 아니라 국방부나 법무부가 나서도 함께 팔을 걷어붙일 판국이다. 정작 이번 프로그램이 못 미더운 것은 ‘주5일 근무제를 내수진작의 모멘텀으로 사용하겠다’는 느긋한 발상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로 인한 관련 산업의 활황으로 경기가 회복될 상황이라면 내수침체는 지금까지 이어지지도 않았다. 나라를 뒤덮은 내수침체의 원인을 꼽으라면 첫째, 신용카드 연체로 인한 구매력의 고갈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2월 현재 카드연체금액은 9조원. 대환대출 16조원까지 합치면 25조원으로 1년치 국가예산의 20%를 웃돈다. 둘째, 아파트값 급등으로 인한 주택담보 대출이다. 3월 현재 주택담보 대출은 155조원을 웃돌아 은행돈을 빌려 집을 장만한 서민들은 이자를 갚느라 가처분 소득이 급감했다. 셋째, 하늘을 찌르는 실업률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말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실업자는 88만명. 실업률은 3.8%로 고용사정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15~29세 사이의 청년 실업자는 44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실업률도 8.8%로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는다. 내수를 옥죄는 이들 세가지 문제 중 어느 것 하나 해결이 쉬워 보이는 것이 없다. 더구나 이들 세가지 요인은 서로 맞물리며 악순환을 거듭하는 형국인데 주5일 근무제로 내수진작에 나서겠다는 계획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한가해 보인다. 만일 주5일제 특수로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계획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 정부는 이제라도 우리가 처한 내수침체의 원인과 심각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어떤 문제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밟아야 할 절차와 단계가 있고 내수진작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현석 hnskwoo@sed.co.kr 입력시간 : 2004-05-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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