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동 오보에힐스는 개별 주택의 조형미보다 '자연과 사람, 집의 공존'이라는 기치 아래 단지 전체가 자연 아래 하나로 어우러지데 중점을 뒀다. 주변 풍경에 그대로 녹아든 오보에힐스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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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의 고저차를 반영한 설계로 인해 앞집 옥상이 마치 내 집 정원처럼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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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타미 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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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보현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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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설계자인 재일교포 건축가 고 이타미 준이 평창 오보에힐스를 설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자연과 건축의 일체화'다. 여기다 집이라는 공간만이 선사할 수 있는 따뜻함을 더했다. 나무와 돌, 흙 등의 자연 소재를 최대한 이용, 자연미를 극대화한 오보에힐스는 청담동 고급 빌라에서 발견되는 화려한 인공미에 비해서는 언뜻 소박해 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자연의 모습과 닮은 이 주택은 오래 머무를수록 그 진가가 드러난다.
눈에 띄는 특징은 다채로운 건축 자재의 사용이다.
건물 외벽은 흰빛의 천연 라임스톤으로 시공했다. 햇빛 밝은 날이면 하얗게 부서지는 반사광이 비쳐 경쾌한 느낌을 자아내고, 비오는 날이면 물먹은 둔탁한 빛이 차분한 분위기를 감돌게 한다. 지붕면은 회색빛 알루미늄 판을 덧대 무게감을 더했다. 알루미늄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레 색이 짙어져 매년 다른 느낌을 선사할 계획이다. .
건물 외관을 두르고 있는 옹벽은 '골목길'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다. 가로로 3등분해 바닥은 제주 화산석, 중간은 궁궐벽처럼 차곡차곡 쌓은 돌담벽, 맨 윗부분은 자연친화적인 소재인 흙벽이라는 식으로 색상과 소재를 모두 달리했다. 한번 사용했던 벽돌을 손으로 일일히 깨서 모양을 낸 파벽돌로 채운 벽도 있었다.
실내는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기본 자재로 원목을 택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원목과 어울릴만한 다채로운 소재를 설계자들이 일일이 골라냈다.
야자나무 줄기를 꼬아 만든 매트를 원목 사이에 끼워 계단을 장식하고, 덧문에는 좋은 느낌의 패브릭(천)을 덧댔다. 포도 모양 자수가 수놓아진 패브릭 아트월은 독특한 인테리어적 요소다.
집안 곳곳에서 드러나는 독특하고 세심한 디테일에도 눈길이 간다.
다양한 천연 소재와 자재를 사용한데 따른 소재 간의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재료들 맞닿은 곳은 일일히 몰딩 처리를 했다. 실내 천장은 한옥의 서까래 양식을 입혀 친근함을 느끼게 했고, 욕실은 히노끼 나무욕조와 함께 천창을 열어 일본식 노천 욕탕을 떠올리게 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손잡이 하나도 원목을 팔각으로 깎고, 거대한 통유리창뿐만 아니라 30㎝, 50㎝ 폭의 작은 창을 곳곳에 내 사방에서 빛이 스며들게 했다. 언뜻 직사각형 건물로만 보이는 외관 디자인 역시 숨은 요철과 고저가 계속된다. 시공자의 노력과 수고가 새삼스레 느껴진다.
사진설명1 :
평창동 오보에힐스는 개별 주택의 조형미보다 '자연과 사람, 집의 공존'이라는 기치 아래 단지 전체가 자연 아래 하나로 어우러지데 중점을 뒀다. 주변 풍경에 그대로 녹아든 오보에힐스 전경.
사진설명2 :
대지의 고저차를 반영한 설계로 인해 앞집 옥상이 마치 내 집 정원처럼 펼쳐진다.
사진3 : 원목을 주재료로 디자인된 집안은 따뜻함이 감돈다.
■건축개요
위치=서울 종로구 평창동 361-1
설계자=이타미준ㆍ유이화ㆍ푸름에이엔디건축사사무소 윤영건
시공자=쌍용건설)
건축주=서림에프씨 김혁민
규모=지하1~2층, 지상2층, 4개 블록, 18가구
대지면적=7,754㎡
건축면적=2,275㎡
연면적=8,346㎡
구조=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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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사지 활용해 연속 건축·옥상정원 꾸며
재일 건축가 이타미 준 '설계후기'
평창도 오보에힐스는 지난 6월 작고한 재일 건축가 이타미 준의 유작(遺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출품자의 동의를 얻어 이타미 준의 '설계후기'를 요약해 소개한다.
아름다운 산의 능선으로 둘러싸인 대지는 공기마저 상쾌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받은 첫 인상은 당혹스러움이었다. 지나치게 가파른 경사 때문이었다. 이런 지형에서 내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조형의 주택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경사지를 역으로 활용해 여러 층으로 연속되는 건축을 떠올렸다.
다만 각 주택의 차고를 마련하는 일이 문제였다. 얼마나 기능적으로 차와 사람을 위한 길을 낼 수 있을까라는 것에서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길의 건축'이 먼저였다.
차고를 내기 위해 지면에 절개면들이 만들어졌다. 지층에 단차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이로 인해 생긴 옹벽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새롭게 만든 지모(地某)에 어떤 건축을 올릴지도 다시 생각했다.
주위 환경과 땅의 영기를 대변하는 하얀 상자 형태가 중첩되는 건축을 떠올렸다. 앞집 옥상이 마치 내 정원처럼 펼쳐지겠다는 계산에 옥상 정원도 계획했다.
오보에힐스는 자연과 건축을 융화하고 환경과 사람을 관계 맺는 큰 과제를 안겨준 프로젝트였다. 완성 후에는 언제나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세월을 입고 자연에 물든 뒤 투박스러움과 섬세함이 어우러지며 더욱 좋은 맛을 내리라고 상상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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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망권 확보·개인 사생활 보호에 역점"
시공자 문보현 쌍용건설 건축사업본부장
"설계자와 시공자가 최고급 타운하우스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모아 의욕있게 전개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평창동 오보에힐스 시공자인 쌍용건설의 문보현 건축사업본부장(전무)는 "아파트와 비교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러모로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인 만큼 수상이 더욱 기쁘다 "고 소감을 밝혔다.
오보에힐스는 좁고 경사가 심한 대지 조건 탓에 시공이 쉽지만은 않은 프로젝트였다.
"설계자의 의도를 살리는 한편 정밀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긴밀한 대화를 자주 나누고, 진행과정 중간마다 점검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노력은 보상받기 마련이다. 설계자와 시공자,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성공적인 결과물을 낳은 것.
"오보에힐스 같은 고급 타운하우스의 경우 조망권은 물론이며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데, 경사가 심했던 지형적 조건이 오히려 득이 됐습니다." 고저차를 이용한 설계로 조망권은 물론 각 주택의 독립성까지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앞으로도 고급 주택 시장을 선도적 위치에서 이끌어 나갈 포부를 밝혔다.
문 본부장은 "예전에 비해 고객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그들의 사소한 니즈까지 포착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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