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남학생,고1여학생 우울성향 높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남학생은 고2학년부터, 여학생은 고1학년부터 우울성향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 시기에 주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흡연과 음주를 하고 운동과 여가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의 우울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원이 지난 98년 5, 6월 두달동안 시내 학생 3,771명(5학년 이상 초등학생 414명, 중학생 1,435명, 고등학생 1,9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기 우울성향과 관련된 요인조사」에서 23일 밝혀졌다.

이 조사에 사용된 측정도구는 18개 문항(한 문항당 0∼2점)으로 된 「자기기입식우울척도(DEPRESSION SELF-RATING SCALE·DSRS)」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성향이 강한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에서는 DSRS점수가 13점 정도면 우울증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돼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조사에 따르면 DSRS 평균총점은 여학생이 12.4점으로 남학생 11.5점보다 높아 전체적으로 여학생이 우울성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를 학년별로 살펴보면 남학생의 경우 DSRS점수가 초등 6년생 9.5점, 중1년생 10.6점, 중2년생 11점, 중3년생 10.2점, 고1년생 11.7점 등 11점 안팎에서 머물다 고2년생으로 올라가면서 위험수치인 13.1점으로 크게 치솟아 우울성향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학생은 초등6년생 11.9점, 중1년생 11.6점, 중2년생 12.2점, 중3년생 11.9점 등 12점 이내에 그치던 DSRS점수가 고1년생이 되면서 13.3점으로 상승,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남녀에 관계없이 담배 피우는 학생의 DSRS 평균점수가 14점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학생의 11.8점보다 높았고 술을 마시는 학생의 DSRS 평균점수는 13.

3점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학생의 11.8점 보다 높아 흡연과 음주가 우울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규칙적인 운동과 여가활동을 하는 학생의 DSRS 평균점수가 10.8점과 11점으로 그렇지 않은 학생의 12.4점, 13.6점에 견주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운동과 레크레이션이 우울성향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의 우울증은 무단결석과 가출, 신체증상호소, 성적 저하 등 위장된 형태로 나타나 발견이 어렵고 이를 방치할 경우 자살과 학습장애, 약물남용, 비행, 품행장애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조사를 담당한 학교보건원 강윤주씨는 『청소년 우울증은 단순히 성장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보이는 현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인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 빨리 발견해 조기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4/23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