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환골탈태' "5년전만 해도 생존고민 했는데 이젠 글로벌 톱 전자부품회사로" “지금까지는 생존과 성장 위주의 활동에 중점을 둬왔지만 이제 우리의 목표는 달라져야 한다. 이제부터는 글로벌 1등을 추구하는 목표를 수립, 추진해나가야 한다.” 허영호 LG이노텍 사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금까지 회사의 목표가 생존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톱 전자부품회사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회사 생존을 고민했는데 이제는 글로벌 톱 클래스 전자부품회사에 도전할 정도로 환골탈태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 LG이노텍(당시 LG전자부품)은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정부의 퇴출대상 기업명단에까지 포함될 정도로 부실에 허덕이던 회사였다. 방산업체인 LG정밀과 99년 합병을 통해 겨우 퇴출을 면했지만 수년째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이후 거의 해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될 정도로 LG그룹의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LG이노텍은 사업영역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역량을 키우고 철저한 혁신활동을 통해 불과 6년 만에 매출이 5배나 상승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없어 방산 부문이 분리됐음에도 2001년 3,067억원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이듬해 4,069억원으로 도약한 뒤 2005년 1조원을 넘었으며 올해는 1조5,32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놀라운 변신의 비결은 바로 직원들 스스로 혁신을 체험하고 이를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는 혁신의 생활화와 사업영역의 선택과 집중 덕택이다. 2001년 LG전자에서 옮긴 허 사장은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의욕을 갖는 것이 첫번째 과제”라고 판단했다. 그는 우선 한 분야에서 성공체험을 만들고 이를 전 직원이 공유하기 위해 주력제품인 튜너 사업부의 칩 마운트 공정을 지목했다. 2만6,000PPM(100만개당 불량품 개수)이던 불량률을 2,000PPM 이하로 개선하라는 지시가 그해 가을 튜너 사업부에 떨어졌다. ‘무조건 밀어붙인다’는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허 사장은 광주공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공정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한번도 2만PPM을 기록하지 못했던 불량률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그해 말 1만PPM 이하로 떨어졌고 이듬해 초 목표 수준을 달성했다. 패배감에 젖어 있던 직원들이 성공을 체험한 뒤 혁신해나가는 속도는 경영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매주 화요일 전사 차원에서 벌어지는 혁신보고대회인 ‘위너스데이(Winner’s day)’는 모범을 전파하는 장으로 자리잡았다. 불량률이 낮아지고 납기 준수율이 높아지면서 주문이 쇄도했다. 2002년 매출은 전년도보다 30% 이상 성장한 4,06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88억원 적자에서 279억원 흑자로 급반전했다. 7년 만에 성과급을 손에 쥔 직원들의 열정에 힘입어 2003년에는 셋톱박스ㆍ쏘필터ㆍVCR헤드 등 한계사업 매각에도 매출이 25%나 성장했다. LG이노텍은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모바일기기용 ▦디스플레이기기용 ▦네트워크기기용 ▦차량용 전장부품 등 4개 주력사업 분야로 사업 목표를 정하고 2004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본금 증자 없이 우리가 거둔 이익과 신용으로 연간 200억원대 수준이던 투자규모를 1,000억원 이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2003년 250명이던 연구개발(R&D) 인력은 현재 700명으로 증가했다. 카메라폰 모듈, LCD 모듈, LED 등 새로 내놓은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2004년 54%, 2005년 27%, 지난해 20%에 이어 올해는 28%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 사장은 취임 이후 광주공장에서 먹고 자다시피 하며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보냈지만 최근에는 해외 전략 바이어를 찾아 영업활동을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 허 사장은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가격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 2010년 매출 3조1,000억원에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7/07/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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