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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포격 도발 한반도 긴장 최고조] "농사일·고기잡이 급한데… 또 포 쏘나" 접경지 주민 뜬눈 밤샘

긴장·불안속의 접경지역

서해5도 어선 조업도 전면통제… 안보관광지 이틀째 운영 중단

연천군 주민 대피 해제로 귀가

북한의 포격 도발로 긴장감이 고조된 21일 경기도 연천군 황산리 민방공 대피소에 마을 주민 30여명이 모여 추가 도발 등을 걱정하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천=이호재기자

북한이 서부전선에서 화력 공격을 감행하고 전방부대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휴전선 접경지대 주민들의 불안감과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로 야간에는 대피소에 있어야 하는 지역 주민들은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 걱정만 가득한 채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21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횡산리 대피소에 남아 있는 50여명의 주민은 전날 북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탓인지 매우 수척해 보였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공기도 잘 통하지 않은 지하에서 선풍기 5∼6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몸을 지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은 이날 아침까지 대부분 식사를 라면에 의존해야 했다. 다행히 점심부터는 적십자의 식사지원이 나오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했지만 불안감에 "밥맛이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삼곶리와 횡산리 주민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기다리는 것 말고는 없다. 일부 주민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며 군청 직원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짧은 대답뿐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가 없어야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어떠시냐"는 질문에 "막막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특히 북한 측이 전날 오후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라며 추가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주민들의 긴장감과 불안감이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한 주민은 "또다시 포를 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불안과 긴장으로 일상이 멈춰버린 건 연천만의 상황이 아니다. 경기 파주·김포, 인천 강화 등 휴전선 접경지대에 내려진 주민 대피령은 연천을 제외하고 모두 해소되기는 했지만 주민들의 심적 동요는 큰 상태다.

민간인통제선 내부에 위치한 파주 해마루촌의 이장인 조성호씨는 "해마루촌은 주로 콩 농사를 짓는데 요즘 한창 풀 뽑고 농사에 매진해야 할 때"라면서 "북의 도발이 이어지면 농사에 지장이 올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는 "남북의 군사적 대치 상황이 빨리 끝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주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어선들의 조업도 이날 전면 통제됐다.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군은 20일 오후 6시 연평도와 강화도 어선의 출항을 통제했고 서해 5도인 소청·대청·백령도에는 조업 대기 상태가 발효됐다. 강원도 접경지역들 역시 긴장감으로 적막한 모습이다. 철원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양구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안보관광지는 북한의 도발 이후 이틀째 운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철원군 철원읍 대마2리의 김진수 이장은 "벼 베기를 앞두고 논의 물을 빼야 하는데 전방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없어 걱정"이라며 "낮에 비닐하우스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작물이 타 죽는 원예작물 재배 농가를 제외한 나머지 99%의 벼재배 농가는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천=윤종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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