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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스토리] 전쟁과 일본증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만난 맥아더(왼쪽) 미군 최고사령관과 히로히토 일왕 /서울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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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해당 국가에 화(禍)도, 길(吉)도 될 수 있다. 승패에 따라 양국 간 명암이 그 어느 것보다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패전국에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은 물론 경제적 손실만 남는다. 승리를 거머쥔 국가에는 승전국의 지위와 명예는 물론 천문학적 부가 반드시 뒤따른다.

이는 증시 역사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19세기 말 일본 도쿄 증시가 대표적 사례. 당시 일본과 청나라는 한반도 주도권을 두고 전쟁을 벌였다. 1894년 발발한 청일전쟁이다. 일본은 평양전투에서 압승을 거두고 청나라 북양함대를 전멸시키면서 개전 7개월 만에 승리를 거둔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자 본토 도쿄증시가 크게 치솟기 시작했다. 승리의 결과로 양국 간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되면서 개전 초 80포인트대 초반까지 밀렸던 도쿄증시는 350선까지 급등했다. 이후 도쿄증시는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4년에 또 한번 출렁인다. 일본의 러시아 군함 격침으로 양국이 충돌하면서 시작된 러일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하자 도쿄증시는 끝없는 침체에 빠진다. 하지만 일본이 1년 반 만에 승리하면서 증시 상황도 180도 바뀐다. 한때 200대까지 내렸던 지수는 러일전쟁 승리에 이은 을사조약 체결 소식에 1,700선까지 껑충 뛰었다.

도쿄증시가 또 한번의 폭등을 기록한 계기는 6ㆍ25 한국전쟁. 2차 세계대전서 패망한 뒤 1949년 다시 문을 연 도쿄증시는 1년 만에 지수가 반토막 나는 등 침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부터 기사회생해 1989년까지 40년간 4만6,000% 치솟는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다.



최근 일본 증시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핵심 요인은 두 가지다. 우선 장기침체 이후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게 하나다. 전문가들은 다른 요인으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꼽는다. 반면 국내 증시는 한반도 내 전쟁 발발 등 위기감이 고조되자 맥 없는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900선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등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분위기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 등 한반도 위기감이 커지자 한일 양국 증시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일촉즉발의 위기. 남북한 정권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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