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휘발유 부피 늘어 "손해" 정유사 →주유소 값 깎아주고 주유소→소비자 제값받아 논란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여름철 불볕더위로 기름 부피가 늘어날 경우 정유사는 주유소에 기름 값을 깎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른바 ‘뜨거운 기름’을 주유받을 때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보완책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한반도의 날씨 변화로 무더운 여름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뜨거운 기름’을 둘러싼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2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현행 ‘계량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마련된 ‘액체용 계량기 기술기준’상 휘발유는 1도마다 0.11%, 경유는 0.08%씩 부피가 변동한다. 날씨가 무더우면 그만큼 부피가 늘어 기준 온도 때보다 적은 양의 기름이 차량에 들어가게 된다. 온도에 따른 부피 변화로 인해 ‘부피 보정’이 필요한 이유다. 산자부는 자료에서 “정유사가 공장 또는 저유소를 통해 유류를 공급할 때 주유소가 온도에 따른 부피 환산을 요청하는 경우 기술표준원의 부피환산 계수표에 따라 부피를 온도나 밀도에 따라 환산해 거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주유소가 정유사에 100드럼(드럼당 200ℓ)의 휘발유를 주문할 때 온도가 25도, 휘발유 값이 ℓ당 1,500원일 경우를 보자. 부피환산 계수표상 25도에서 휘발유 1ℓ는 기준 온도에서 0.9874ℓ여서 실제 주유소가 공급받는 물량은 2만ℓ가 아닌 1만9,748ℓ가 된다. 주유소가 온도에 따른 부피 보정을 요구하면 주유소는 정유사에 2만ℓ 값 3,000만원이 아니라 2,962만2,000원을 내면 된다. 문제는 부피 보정은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에서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온도보정 관련 도ㆍ소매용 온도환산장치가 부착된 계량기가 판매되고 있지만 소매 거래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 결국 뜨거운 여름 주유할 때는 소비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산자부는 “액체의 경우 가스와 달리 온도에 따른 부피 편차가 작고 제주도와 부산 등 남부지방을 빼면 연평균 온도가 15도가 되지 않는데다 실제 정유사ㆍ주유소 간 거래에서도 그리 많이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소매단계에서 보정을 하지 않으며 보정기기를 도입할 경우 주유소에 비용이 들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뜨거운 기름 논란은 이미 미국에서 큰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물론 월마트 등 유통업체까지 100개가 넘는 회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여름철의 팽창한 기름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입력시간 : 2007/09/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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