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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의 두 얼굴

묘 이장·화장 주문 밀려 특수… 결혼·여행은 성수기에도 매출 타격


3년 만에 돌아오는 윤달을 앞두고 관련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윤달은 예로부터 신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해도 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묘 이장 등 궂은 일을 많이 했다. 이로 인해 수의 업계 등은 특수를 맞은 반면 결혼 등 경사는 피해 웨딩ㆍ여행업계 등이 울상을 짓고 있다.

◇윤달기간 묘 이장, 수의 마련 잦아져=윤달에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세시풍속은 이장(移葬)이다. '송장을 거꾸로 매달아도 탈이 없다'는 윤달에는 묘를 잘못 건드려 문제가 될 일이 없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윤달 기간에는 묘지 이장 및 개장 유골 화장 건수가 급증한다. 전국 화장장에 비상이 걸리는 이유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3만4,000건, 2008년 4만1,000건이던 화장 건수가 윤달이 있던 2009년 8만7,000건까지 치솟았다. 서울만 해도 평년에는 일평균 14건 정도의 개장 유골 화장이 이뤄지지만 윤달에는 일평균 40~50건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립승화원의 한 관계자는 "2009년 윤달 기간에 벽제화장장에서 화장한 건수만 1,240건이었다"며 "묘지 개장 이후 이장을 하거나 납골당에 안치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개장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산이 많고 화장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의 경우 더욱 분주해진다. 김재실 남해군청 팀장은 "윤달에는 전국에 흩어진 선영을 개장해 오는 문중이 많다"며 "한 문중에서 120기가량의 유골을 개장해 오는 경우도 있어 윤달 기간에는 1,000~2,000여건의 화장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수의(壽衣)업체도 윤달 특수를 맞았다. '윤달에 수의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강희일 안동섬유마을 대표는 "원래 윤달기간이면 평소보다 주문이 2~3배는 늘어난다"며 "올해는 특히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이기도 해 특히 더 주문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결혼ㆍ출산은 꺼려… 웨딩ㆍ여행업계 울상=반면 웨딩업계는 본격적인 결혼 성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윤달 기간에 결혼과 출산은 피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웨딩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웨딩네트웍스의 구은주 과장은 "원래 4~5월은 결혼 성수기로 평소보다 30%가량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하지만 올 4~5월의 결혼 진행 건수는 1,200여건에 불과해 전년 1,870여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허니문' 특수가 사라진 여행업계도 울상이다.

L여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윤달을 피하는 게 좋다는 인식이 많아 많은 예비부부들이 가을로 결혼을 연기했다"며 "대신 9월 이후 신혼여행 예약이나 견적문의 등이 예년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명자 안동대 민속학과 명예교수는 "덤달, 공달이라고도 하는 윤달은 같은 달이 2번 반복되는 비일상적이고 신성한 달"이라며 "여러 신들이 도와주는 기간으로 여겨지지만 신들이 너무 많다 보니 잡귀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출산ㆍ결혼 등은 꺼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달이란 달을 기준으로 하는 태음력의 경우 태양력과 매년 11일의 오차가 생기고 실제 계절과 간극도 벌어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간간히 넣은 달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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