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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 케이스 무상제공에 중소업체 경영난

국내 휴대전화 제조 3사가 모두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 케이스를 무상으로 증정하면서 중소·영세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은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각기 ‘정품 케이스’나 ‘전용 케이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구매자들 다수에게 ‘S뷰 커버’라는 이름의 케이스를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LG전자와 팬택도 각각 ‘퀵윈도’와 ‘스마트플립’이라는 이름의 전용 케이스를 무료로 준다.

이들 케이스는 덮개 윗부분이 투명하게 돼 있거나 뚫려 있어 시간이나 전화 수신, 문자메시지 수신 등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는 TV광고에서도 이런 정품 또는 전용 케이스의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이 때문에 기존에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조해온 중소 업체들의 실적이 타격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26일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사무국에 따르면 이 협회에 소속된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회사 중 약 20%는 대기업 제조사의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 진출 이후 폐업하거나 업종을 완전히 바꿔야 했으며, 60%는 현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나머지 20%도 과거에 벌어들인 돈을 잠식하면서 기업을 유지하는 형편이라고 이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우리 협회 회원으로 등록한 업체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편”이라며 “업종 특성상 영세기업이 많아서 업계 전체로 보면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스마트폰 액세서리 업체인 ㄱ사는 “업계 사정이 점점 어려워져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불황 여파도 있겠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측은 “스마트폰 케이스를 무상으로 증정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정 업체에 먼저 제품 디자인을 공개하는 것도 문제”라며 “해당 업체의 케이스만 시장에 먼저 깔려 얻는 선점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액세서리 업체인 ㄴ사 역시 “대기업이 정품 케이스를 판매 또는 증정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직후의 케이스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ㄴ사 측은 “일부 대기업은 오너 일가의 친척이 운영하는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에 케이스 외주 생산을 맡겨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케이스 생산업체 애니모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조카(생질)인 김상용 씨가 대표이자 최대주주(지분율 57.14%, 2013년 3월 29일 기준)로 있는 회사다.

애니모드는 지난해 매출액 901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매출액 400억원과 견줘 2.25배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1년 11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41억8,000만원으로 거의 4배로 뛰었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당초 국내 액세서리 업체들은 국내 시장을 지렛대 삼아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으나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이 같은 시도가 물거품이 됐다”며 “스마트폰 액세서리 산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애플은 아이폰 관련 액세서리 생산업체의 영역을 인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도 이 같은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ㄴ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을 중소기업이 맡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다품종소량생산이 가능한 중소기업이 자본력에 밀려나면 소비자들은 개성을 잃고 일원화된 디자인의 케이스만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1조7,000억원 안팎이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케이스의 시장 규모만 해도 올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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