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개통

전국11곳 226명 '눈물의 재회'

광복 60주년인 15일 이산가족 화상상봉 시스템이 첫 가동돼 남북의 가족이 TV 화면을 통해서나마 그리운 가족을 만났다. 대한적십자사와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서울 중구 남산동 한적 본사와 평양을 잇는 화상상봉 시스템을 공식 개통했다. 남측 이산 가족들은 이날 한적 본사의 5곳 및 부산, 수원, 대전, 인천, 대구, 광주 등 전국 11개 상봉장에서 북한 평양의 가족들과 만났다. 이날 상봉에는 남측에서 상봉자 20명과 그 동반가족 57명이 재북 가족 50명을, 북측은 상봉자 20명이 남측 가족 79명을 각각 만나는 등 총 226명이 이산의 한을 달랬다. 1946년 큰 딸과 작은 딸을 북에 남겨둔 채 막내딸과 아들만 데리고 월남한 김매녀(98) 할머니는 끝내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뇌졸중으로 투병해온 김 할머니는 이날 모니터를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어머니 말씀 좀 하라요, 눈 좀 떠보시라요, 말 한 마디만 하라요…”라는 딸 들의 외침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박여환(94) 할머니는 평양의 세 딸들이 들려준 ‘고향의 봄’에 한 없는 눈물을 흘렸다. 박 할머니는 서울 상봉장에서 1.4 후퇴 때 헤어진 최원숙(71)씨를 비롯한 세 딸의 얼굴을 즉시 알아봤으며 딸 들이 들려주는 노래로나마 지난 54년간 삭여온 이별의 아픔을 달랬다. 고향인 전남 광주를 떠나 서울에서 고려대 법대에 재학 중 6.25 전쟁 발발과 동시에 가족들과 영영 생이별을 한 정병연(73) 할아버지. 정 할아버지는 평양에서 모니터 앞에 앉아 남녘의 여동생 정영애(69)ㆍ영임(67)씨와 남동생 인걸(63)씨와 마주한 뒤 남녘의 장성한 조카들의 큰 절을 받았다. 그는 “어머니, 아버지… 땅속에서라도 기뻐하십시오. 이 아들이 이렇게 왔습니다. 이렇게 왔단 말입니다”며 의자에 앉은 채로 절을 올렸다.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가족들을 만난 이들은 이번 만남에 기뻐하면서도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북에 있는 동생 리순우(77)씨와 만난 남측의 이철우(83) 할아버지는 “화면을 통해 만날 때는 눈물이 나오지 않더니만 헤어지고 나니 눈물이 난다”면서 “화면도 깨끗하고 음질도 좋았다”고 말했다. 북측 언니들과 상봉한 박원희(66)씨는 “가족들이 실제로 만나 서로 쓰다듬고 해야 혈육의 정을 절실히 느낄텐데 화상으로는 별로 실감이 안나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한편 한완상 한적 총재와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은 이날 화상개통 직후 대화를 갖고 상봉기회를 늘려 나가자는데 의견접근을 봤다.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이날 상봉장을 찾아 연중내내 상봉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