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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초라해진 MB표 서민금융

미소금융 지점 신설 스톱… 급조된 '코드 금융'의 말로<br>2011년이후 개설 5곳 그쳐 향후 추가설치 계획도 없어 확장 동력 잃고 제자리걸음<br>대도시 집중에 대출도 저조 "영세업자 실질적 혜택 위해 더 많은 지점·적극홍보 필요"


미소금융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이었다. 금융회사의 팔을 비틀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저소득 취약계층의 갱생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많았다.

그런데 정권이 끝나자마자 미소금융은 너무 심할 정도로 행색이 초라하게 변했다.

확장 동력을 잃고 제자리에서만 맴돌고 있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미소금융 지점 추가 설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정권의 눈치에 떠밀려 급조된 '코드금융의 말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이 운영하는 미소금융 지점 수는 올 상반기 말 현재 32개(출장소 포함)로 나타났다. 미소금융이 출범한 지난 2009년 12월과 이듬해인 2010년까지 약 1년에 걸쳐 설치된 미소금융 지점이 27개인 점을 고려하면 이후부터는 6개월에 1개씩만 늘어난 셈이다. 사실상 중단됐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시중은행 미소금융, 겉핥기에 불과=은행별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9개씩,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7개씩의 미소금융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의 미소금융 지점은 서울ㆍ부산ㆍ인천 등 대도시에만 집중돼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서울ㆍ부산ㆍ인천ㆍ대전ㆍ대구ㆍ광주ㆍ의정부(출장소) 등 거의 모든 지점이 광역시 이상에만 몰려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미소금융은 지점을 찾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1인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로서는 그만큼 미소금융을 이용할 기회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들 은행은 추가적인 지점 설치 계획도 없는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소금융 지점을 늘릴 계획이 없다"며 "현재 운영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나름 미소금융에 전력하고 있다지만 실제 실적은 초라하다.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에 집행한 대출은 총 174건에 금액은 약 16억원에 불과하다. 국민은행(53억원), 우리은행(59억원), 신한은행(64억원) 등 나머지 은행들의 실적도 엇비슷하다.

어쩔 수 없이 운영한다고 하지만 '계륵'과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미소금융 모범사례, 기업은행=시중은행의 미소금융이 '미소를 짓다 만' 것에 불과했다는 것은 기업은행의 사례에 비춰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기업은행이 현재 운영하는 미소금융 지점은 총 22개로 국민은행에 비해 세 배가 넘는다. 2010년까지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인 5개의 지점을 운영한 기업은행은 이후 17곳을 추가로 개설했다. 운영 지역도 부산ㆍ대구 등 광역시 외에 고양ㆍ강릉ㆍ제주ㆍ춘천ㆍ익산 등 군소도시에 고루 분포돼 있다. 그만큼 수혜 대상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특히 기업은행은 건당 평균 대출금액(922만원)이 유일하게 1,000만원 이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미소금융의 본질에서 벗어나 차량 담보 대출 등 손쉬운 대출에만 전력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이에 정부가 규정을 바꾸면서 차량 담보 대출을 억제할 정도였다. 국민ㆍ신한은행의 미소금융 잔액 중 차량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50%에 육박하고 평균 대출금액이 각각 1,496만원, 1,534만원에 달하는 것도 이에 따른 결과다.

오금필 기업은행 미소금융재단 이사는 "미소금융의 절반 이상이 찾아가는 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 영세 자영업자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미소금융을 사금융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선 더 많은 지점과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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