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약효시험 결과 조작 '카피약' 얼마나 문제인가

약효 시험결과를 조작한 카피약을 먹어도 괜찮을까. 덕성여대 손영택 약대 교수는 "카피약의 약효를 평가하는 생동성 시험의 문제는 카피약의 품질과 관련돼 있을 수 있지만, 안전성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말했다. 식약청도 카피약은 이미 오리지널 약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성분을 원료로 제조됐기 때문에 약효가 의심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의약품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002년 항응고제 와파린의 오리지널 제품을 제조하던 듀폰사가 카피약의 생물학적 동등성에 대한 위험을 과장해 홍보에 활용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해 원고에게 4천450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한 예가 있다. 항응고제는 피를 묽게 만들어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약으로 흡수율이 떨어지면심근경색, 뇌경색의 위험이 높아지고, 흡수율이 높으면 뇌출혈, 위장관 출혈 등의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생물학적 동등성 자체가 약의 안전성에 핵심적인 요소였다. 문제는 듀폰사가 이 점을 과장해 홍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비싼 오리지널약을 쓰도록 유도해 왔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카피약의 생동성과 관련해 뚜렷한 문제가 발생한 예는 별로 없지만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적발된 카피약 중 간질약은 생물학적 동등성이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 교수는 "간질약은 조금이라도 흡수율에 차이가 생기면 환자에게 어지럼증 등의 가벼운 부작용이나 발작이 생길 수있기 때문에 생동성 자체가 치료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간질약은한가지 제품이 병원이 들어오면 잘 바꾸지 않고 병원을 옮겨 온 환자에게는 전에 쓰던 제품을 계속 쓰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의사협회 양기화 의무이사는 "현재 의사들은 처방약의 효과를 경험적으로 알고있어 약효가 있는 의약품을 처방하기 때문에 당장은 큰 문제가 안되지만, 대체조제가 일반화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시판 후 조사' 결과를 근거로 "오리지널약과 동일한 성분의 카피약이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사용돼 왔지만, 지금까지 부작용 사례가 나타난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판 후 조사'는 약의 드문 부작용을 수집하기 위해 판매 중인 약물의 부작용 사례를 모니터 하는 제도로 여기에 별다른 문제가 보고된 적이 없다는 것. 그러나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국내 제약회사들의 '시판 후 조사'가 매우 허술하게 시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으며 FTA 협상안에도 국내 제약회사의 '시판후 조사'를 엄격히 실시하라는 요구가 포함돼 있다. 카피약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두 가지 제도에 모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의 문제 여부를 떠나서 카피약의 안전성 관리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