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두 배 이상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나노흡착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리파이너리연구센터 장종산(사진) 박사팀은 나노 세공소재를 이용해 에너지 절감형 하이브리드 나노흡착제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하이브리드 나노흡착제는 섭씨 100도 이하의 저온에서 수분 흡착이 가능해 기존 100도 이상에서 작용하는 수분흡착제보다 에너지 효율이 두 배 이상, 흡착량은 네 배 이상 높다. 나노 세공소재는 미세한 구멍이 있는 물질로 세공 크기가 0.5~50나노㎚에 달하고 크기가 일정해 촉매와 흡착제로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약물전달 물질 및 다양한 전기전자 재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나노 세공소재가 가진 저온에서의 높은 수분흡착 특성에 주목해 하이브리드 나노 세공소재 합성 및 정제, 표면 기능화, 흡착, 촉매 등 응용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나노흡착제 개발에 성공했다. 이 하이브리드 나노흡착제는 세계적 화학회사인 독일 바스프사의 하이브리드 나노 세공소재보다 표면적과 기능ㆍ수열안정성 면에서 성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박사는 "60~80도의 저온에서 수분을 흡착시킬 수 있어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하다"며 "특히 에너지원으로 태양열, 지열, 플랜트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산업 및 가정용 제습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정청기, 석유화학 흡착제 및 촉매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초고표면적 결정성 하이브리드 나노 세공소재의 표면기능화 기술'이라는 제명으로 세계적 화학잡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지 국제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현재 1일 수십㎏을 생산ㆍ정제할 수 있는 규모의 소형 파일럿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며 민간 기술이전을 통해 수백㎏ 규모의 대량 생산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화학연구원은 기술이전과 해외수출을 위해 국내외 전자 및 가스 업체들과 성능평가를 벌이고 있다. 일본 기업의 경우 1단계 테스트를 통과한 상태로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구팀은 프랑스 석유화학 기업인 토탈사와 독일 바스프사를 비롯한 유럽 8개국 16개 기관과 컨소시엄 계약을 맺고 지난해 7월부터 하이브리드 나노 세공소재 생산과 석유화학 분야 파일럿 규모 응용기술 개발을 위한 'MACADEMIA'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장 박사는 "분말 형태인 하이브리드 나노흡착제는 코팅 작업을 거치면 기존 흡착제를 사용하는 로터 시스템에 곧바로 적용해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 10년 안에 수만톤 이상의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4월1일 지식경제부가 주최하는 '지식경제 R&D 성과전'에서 중점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